‘최대 300%’ 은행들 성과급 잔치···비판 나오는 이유는

유한일 기자 입력 : 2022.01.13 07:20 ㅣ 수정 : 2022.01.13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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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본점 로고.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유한일 기자]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시중은행이 직원들에 최대 300%에 달하는 두둑한 성과급을 지급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출 수요가 증가한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과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대책 등 복합적인 요인 등이 겹치며 대출금리까지 올라 수익이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보통 기업은 실적이 제고되면 성과급으로 보상하곤 하지만 은행의 이번 ‘성과급 잔치’에 대해서는 비판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KB국민·우리·하나은행은 모두 기본급 300% 수준의 성과급을 임직원에 지급한다. 일부 은행은 여기에 더해 최대 100만원 상당의 현금 또는 현금성 포인트를 주기로 했다. 

 

신한은행은 기본급 300% 성과급에 마이신한포인트 100만포인트(100만원)를 얹어준다. 하나은행 역시 기본급 300%에 복지포인트 80만원을 지급한다. 

 

우리은행은 기본급 200% 성과급 지급으로 노사가 합의했지만 사기 진작 명복으로 기본급 100%와 현금 100만원을 추가하기로 했다. 사실상 기본급 300%+100만원이다. KB국민은행은 기본급 300% 지급으로 결정됐다. 

 

지난해 은행들이 기본급 20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한 점과 비교하면 파격적인 규모다. 성과급에 현금성 혜택까지 더해준 걸 감안하면 올해는 그야말로 역대급 성과급 잔치다. 

 

성과급 증가는 은행들의 호실적에 기인한다. 4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8조2704억원 규모로 전년동기(6조4678억원) 대비 2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지난해 은행들은 이자 수익 덕을 톡톡히 봤다. 한국은행이 통화정책 정상화로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대출금리도 덩달아 상승했다. 대출금리 상승은 은행들의 이자 수익 증가로 직결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국내 은행의 이자 이익은 11조6000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조3000억원 늘었다. 3분기까지 누적 이자 이익은 33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여기에 정부와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억제를 위해 대출 총량 증가 제한 등 규제에 나선 점도 대출금리 상승을 부채질했다. 은행들이 이자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반면 예금금리는 찔끔 올리는 데 그쳤다. 

 

기업의 성과급은 이익 분배로 조직의 결속력을 높이는 차원에서 지급된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 임직원에 연봉 50%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유독 은행의 이번 성과급 잔치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코로나19와 총량규제 등 특수성이 불러온 실적 상승을 과연 이들의 경영 성과로 볼 수 있냐는 지적이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벌어들인 이익은 고스란히 은행가들의 호주머니로 들어갔다”며 “물론 이익이 나면 성과급도 줄 수 있지만, 그 이익의 대부분이 소상공인과 서민들의 약탈적 대출이자로 번 돈이라면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 위기 속 서민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은행들도 사회적 책임 차원으로 고통 분담에 나서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은 “예대금리차를 이용해 (은행이) 영업을 잘했다며 성과급 잔치하는 건 일반인들이 봤을 때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며 “코로나19 시국에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의 유예된 이자에 대해 일부 감면해주는 등의 조치를 취하면 은행도 (위기 극복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다고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인 김희곤 국민의힘 의원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과가 좋은 것에 대해 좋다, 나쁘다라고 얘기하긴 힘들다”면서도 “지금 은행들이 표정관리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의 위기가 오기 전에 은행들도 (금융 지원 등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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