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임종우 기자] 카카오뱅크(323410)가 실적 부진 우려와 경영진의 ‘먹튀’ 논란이 생기면서 KB금융(105560)에 금융주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넘겨줬다. 증권업계는 카카오뱅크의 ‘금융 대장주’ 재탈환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최근 실적은 시장의 기대치에 훨씬 못 미치고 있다.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DART)에 공시된 카카오뱅크의 2021년도 3분기 순이익은 519억96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당시 평균 전망치를 31.8% 밑도는 수준이다. 실적 공시일이었던 11월 3일 당시 주가는 전일 대비 7.33%(4700원) 급락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카카오뱅크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내렸다. 또 올해 실적 추정치를 23%, 내년 추정치를 29%씩 각각 하향 조정했다.
정부의 빅테크 규제 또한 카카오뱅크의 주가 하락에 일조했다.
지난해 9월 국정감사는 ‘카카오 국감’이라 불릴 정도로 카카오의 관계자를 증인으로 요청하는 경우가 많았다.
당시 카카오는 골목상권 침해와 과도한 가맹 계약 수수료 등에 대해 지적받으며 규제의 대상이 됐다는 불안감이 있었는데, 이에 계열사인 카카오뱅크도 악영향을 받은 것이다.
심지어 지난해 12월 10일에는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내정자가 임원들과 함께 카카오페이 지분을 대량 매각하면서 ‘엑시트’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류 대표를 포함한 카카오페이 경영진 8명은 스톡옵션 44만주를 한 번에 매각하며, 카카오 그룹에 대한 불신을 일으켰다.
실적 부진과 정부의 빅테크 규제로 약세를 보이던 카카오뱅크는 상장 한 달여 만에 경영진 리스크까지 겹치며 결국 지난 11일 시가총액 23조4491억원으로 코스피 15위로 내려앉았다.
반면, 카카오뱅크를 제외한 다른 금융주들은 기준금리 금리 인상 등 호재가 작용해 같은 기간 뚜렷한 주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KB금융의 한 주당 가격은 지난해 11월 30일 종가 5만2800원에서 이달 11일 6만원으로 14.94% 상승했다. 현재 시가총액 24조9485억원으로 코스피 13위에 자리 잡고 있다.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지주도 같은 기간에 각각 12.55%(4350원)와 18.23%(7200원) 오르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는 카카오뱅크가 KB금융을 다시 추월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고 분석했다.
김현기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시장에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평가 가치가 다른 은행보다 훨씬 높았다”며 “하지만 빅테크 규제와 오너 리스크 등이 겹치며 기존 기대치에 의문이 생기는 상황이다”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올해 실적은 시장 전망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며 “금리 흐름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입장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