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태준 기자]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다. 이제는 지능을 갖춘 '스마트 디바이스'다.'
미국 네바다주(州)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2’가 지난 7일(현지시간) 막을 내렸다.
2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 이번 CES는 최첨단 기술이 일상생활에 깊숙이 파고든 '혁신적 신기술의 향연' 이었다.
특히 완성차 업체는 자동차가 아닌 첨단 로봇을 선보이고 소형 가전 업체는 전기차 시장에 뛰어드는 등 그동안 산업계의 불문율로 알려졌던 업종간 경계가 이번 전시회에서는 완전히 허물어졌다.
현대자동차는 CES 2022에서 자동차 대신 미래 사회에서 로보틱스가 확장된 역할과 비전을 제시했다. 플러그 앤 드라이브 모듈(Plug & Drive Module:)과 드라이브 앤 리프트 모듈(Drive and Lift Module), 미국 IT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스팟(Spot)과 아틀라스(Atlas) 등을 소개하며 로보틱스 미래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기술적 토대와 이를 뒷받침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플러그 앤 드라이브 모듈은 차량에 각종 사물을 결합해 이동수단의 가치를 높이는 것을 말한다. 이에 비해 드라이브 앤 리프트 모듈은 자동차 각 바퀴가 독립적으로 기능하며 각 바퀴에 장착된 모터가 몸체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뜻한다.
현대차그룹 계열 자동차 부품업체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무대에서 도심 공유형 모빌리티 콘셉트카 '엠비전팝(M.Vision POP)'과 '엠비전투고(M.Vision 2GO)'를 처음으로 소개했다. 이 컨셉트카는 자리 회전은 물론 네 바퀴가 90도로 꺾여 평행주차도 가능한 'e-코너 모듈', 보행자와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램프' 등 첨단기술을 갖춘 모빌리티다.
타이어 업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비공기입 타이어(Airless tire) ‘아이플렉스(i-Flex)’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아이플렉스는 타이어 내부에 공기가 없어 펑크에 따른 사고를 막을 수 있는 '안전한 타이어'다. 또한 적정 공기압 유지 관리도 필요하지 않아 자율주행 모빌리티(이동수단)에 최적화됐다. 아이플렉스는 생체 모방 연구를 통해 탄생한 타이어로 생물 세포 구조에서 착안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독일 완성차 업체 BMW는 자유자재로 자동차 외장 색상이 변하는 ‘iX 플로우’를 공개했다. 이 차량은 외관에 둘러싼 특수 안료가 전기장에 따른 자극으로 자동차 외장이 원하는 색으로 바뀌는 기능을 갖추고 있다. BMW는 iX 플로우를 기반으로 전자잉크 기술 연구와 개발에 박차를 가해 앞으로 더욱 세분화된 '맞춤형 경험'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뒷좌석 승객에게 영화관과 동일한 수준의 엔터테인먼트를 경험할 수 있는 ‘BMW 시어터 스크린’을 함께 선보였다.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 모터스(GM)은 고급차 브랜드 '쉐보레'를 통해 실버라도 EV(전기차)를 공개하고 쉐보레 이쿼녹스 EV, 블레이저 EV 출시 계획을 밝혔다. 이를 통해 GM은 혁신적인 전동화 전략과 자율주행 기술력을 뽐냈다.
미국 차 업체 콘티넨탈은 ‘스위처블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를 최초로 선보였다. 이 기술은 조수석 승객에게 보이지만 운전자는 볼 수 없는 디스플레이다. 이를 통해 승객들은 운전자를 방해하지 않고 비디오 또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같은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일본 전자업체 소니는 콘셉트카 ‘비전-S 02’을 내놔 전기차 시장에 뛰어들겠다고 밝혔다. 소니는 올해 상반기 전기차 회사 '소니 모빌리티'를 설립하고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해 소니는 2년 전 CES2020에서 전기차 '비전-S'를 공개한 바 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현대차가 로봇을, 소니가 전기차를 전시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모빌리티 산업 경계가 무너졌다”며 “이번 CES 2022는 각 기업이 실제로 5년 이내 구현되는 모빌리티 기술을 선보여 기업 간 기술융합은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