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투분석] "지원금 늘리고, 수익성 높이고"… 편의점 업계, 계약 종료 앞둔 '가맹점주 모시기' 혈안, 왜?
김소희 기자 입력 : 2022.01.11 10:06 ㅣ 수정 : 2022.01.11 10:06
'점포 수=매출'… 자율 규약에 GS25·CU 등 잇단 상생안 내놓으며 점주에 구애 / 신규 점포 개장은 '하늘에 별따기'… 기존 계약 유지·경쟁사 점주 포섭에 '올인'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BGF리테일(대표 이건준)의 CU와 GS리테일(대표 허연수)의 GS25, 코리아세븐(대표 최경호)의 세븐일레븐, 이마트(대표 강희석)의 이마트24 등 국내 편의점 업체들이 점포 지원금 인상, 신상품 도입 지원금 지급 등 가맹점과의 상생 방안을 속속 발표하고 있다. 근접(50~100m) 출점을 제한하는 자율 규약으로 신규 출점이 어려운 상황에서 기존 점주들과는 계약을 이어가는 동시에 경쟁 업체 점주들의 마음은 빼앗아 점포 수를 늘리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CU 1만4900여개, GS25 1만4600여개 등 전국에 영업 중인 편의점은 총 5만개에 달한다. 이중 올해 계약이 종료되는 편의점은 4900여곳이다. 전체의 10분의 1 수준으로, 편의점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지난 2017년 이후 최대 규모다.
계약 종료를 앞둔 편의점 가운데에서는 업계 1·2위를 다투는 GS25와 CU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GS25가 1700여개, CU가 1600여개다. 그만큼 GS25와 CU간 '점주 모시기'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편의점 시장에서는 점포 수가 곧 매출과 직결된다. 점포 수가 많을수록 입점 업체와의 협상에서 우위에 설 수 있고, 물류 비용도 줄어든다. 편의점 업체들이 점포 수에 집착하는 이유다.
게다가 편의점 자율 규약으로 신규 점포 출점이 까다로워지면서 점주와의 재계약 여부가 점포 수를 늘리는 중요한 요인이 됐다. 자칫 가맹 계약을 연장하지 못하면 그만큼 점포 수가 줄어들뿐 아니라 경쟁사로 넘어갈 경우에는 그 이상의 타격을 입게 된다.
앞서 편의점 업계는 출혈 경쟁을 막기 위해 지난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조성욱, 이하 공정위)와 자율규약을 맺었다. '브랜드에 상관없이 담배 판매 소매점 간 거리를 기준으로 신규 점포를 출점하지 않겠다'는 게 주요 골자다.
편의점 업체들이 앞다퉈 가맹점과의 상생안을 발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존 점주를 단속하는 한편, 경쟁사 점주를 포섭해 편의점 수를 늘리겠다는 의도다.
CU는 지난달 "가맹점의 경쟁력과 수익성을 높이겠다"며 '2022년 상생안'을 발표했다. 상생안에는 △상품 발주 지원 확대(월 최대 40만원) △신상품 도입 지원금(월 최대 15만원) 신설 △운영력 인센티브 도입(연 2회, 최대 100만원) 가맹점 화재보험 가입 △인터넷 회선 통합 및 요금 인하 △점포 간판 및 조명 교체 지원 등 내용이 담겼다.
BGF리테일 이건준 사장은 “2022년 상생안은 불안정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가맹점과의 파트너십을 견고히 하는 것은 물론, 점포의 수익을 향상시켜 내실있는 성장을 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데 주력했다”면서 “앞으로도 업계 1위로서 CU만의 초격차 경쟁력을 통해 지속가능한 상생 경영을 적극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GS25도 지난 1일 '2022년 비전공유회'를 열고 '가맹점 상생 지원안'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GS25는 가맹점 상생 지원금을 기존 1500억원에서 1800억원으로 300억원 늘렸다.
또 △재계약 지원금 인상 △일상 회복 상생지원금(20만원) 일괄 지급 △사기 보상 피해 보험 본부 지원 △10년차 장기 운영 점주 건강검진 △재계약 지원금 인상 △프레시푸드 활성화 △판촉 지원 확대 △뉴 콘셉트 점포 투자 강화 등을 시행하기로 했다.
GS리테일 오진석 부사장은 ”2017년부터 자율적으로 경영주들과 상생안을 협의하고 비전을 공유해왔다“면서 ”프랜차이즈 업계의 모범적 역할을 하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 활동을 선도해 갈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대부분 점주들은 기존 브랜드와 재계약을 진행할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지난해 CU의 곰표 콜라보 등을 긍정적으로 바라본 경쟁사 점주들은 브랜드를 바꿀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