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중선 포스코 사장, '글로벌 인프라 기업'으로 탈바꿈
2022년 임인년(壬寅年) ‘흑호(黑虎, 검은 호랑이)의 해’가 밝았다. 호랑이는 예로부터 만인을 통솔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의협심과 책임감이 강한 동물로 알려졌다. 사람에게 빗댄다면 기업인으로는 타고난 최적의 지도자다. 그래서인지 올해는 경영 판도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인 가운데 유난히 범띠가 두드러진다. 뉴스투데이는 각 기업 미래를 짊어진 범띠 경영인 5명을 집중 분석해 봤다. <편집자주(註)>
[뉴스투데이=김태준 기자] 포스코그룹(이하 포스코)이 철강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는 최근 친환경이 시대적인 화두로 등장하면서 철강업은 ‘전통 제조업’, ‘탄소배출 1위 업종’ 등 부정적인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수소, 배터리 소재, 에너지, AI(인공지능) 등 미래 신사업 발굴에 발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포스코의 이러한 노력에 시장 반응은 아직까지 미온적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포스코의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주당 순자산가치)은 0.47배로 시장에서 본 가치에 절반에도 못 미치는 저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포스코는 지주사 전환을 결정하는 등 본격적인 미래 신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사업을 발굴하고 지주사와 철강업 회사를 분리해 철강업에서 비(非)철강기업으로 이미지를 바꾸겠다는 경영전략인 셈이다.
지주사 전환의 중심에는 전중선 사장(1962년생 범띠)이 자리잡고 있다. 전 사장은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측근으로 그룹의 콘트롤타워로 불리는 전략기획본부 본부장과 글로벌인프라 부문장을 겸임하고 있다.
전 사장은 최 회장이 포스코그룹 CFO(최고재무책임자)로 있을 당시 전무로 승진했다. 그는 또 최 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후 부사장으로 승진하고 포스코 가치경영센터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 이후 그는 전략기획본부장과 글로벌인프라부문장을 겸임하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전 사장이 글로벌인프라부문장으로 선임하면서 그룹 정체성을 ‘글로벌 인프라’ 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다. 배터리 소재를 만들기 위한 '리튬·니켈 사업'부터 '수소산업', 탄소중립(이산화탄소 배출 0) 철강을 위한 '수소환원제철 공법 개발'이 대표적인 예다.
전 사장은 최 회장 경영방침을 구체화하고 실행하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그는 2022년 정기임원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며 그 능력을 인정 받았다. 이런 승진 배경으로 볼 때 전 사장이 지주사 전환 선봉에 나설 것으로 살펴진다. 그는 또 그 이후 지주사 '포스코홀딩스'에서 그룹의 미래 신사업 전반을 지휘하고 미래 전략을 마련하는 핵심축으로 부상할 것으로 점쳐진다.
최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포스코는 지난 반세기 동안 철강을 근간으로 역사를 만들어 왔다”면서 “이제는 지주사를 중심으로 친환경 미래소재 전문 그룹으로서 정체성을 확립하고 발전하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철강업으로 ‘국가대표 철강기업’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전 세계적인 탄소중립 추세에 변화의 갈림길에 서 있다. 올해 '지주사 전환'과 '미래 신사업 추진' 이라는 중대 목표에 범띠 선봉장 전 사장 행보가 주목받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