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때문에 비자받고도 일본 못들어가는 외국인 37만명, 기업들은 아우성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겨울에 접어들고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감소하면서 외국인에게 다시 입국을 허용하나 싶었던 일본 정부가 오미크론의 등장과 함께 다시 국경을 봉쇄한지 한 달이 더 지났다.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을 장기적으로 고려했을 때는 합리적인 처사라는 평가도 있지만 당장 외국인들의 노동력과 소비력에 의존해오던 사회 곳곳에서는 이제 한계라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다.
일본에 체류하기 위한 비자를 이미 받았음에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와 일본 정부의 국경봉쇄로 인해 일본에 발을 붙이지 못한 외국인은 작년 10월 1일 기준으로 이미 37만 명이 넘었다. 그 중 70% 이상은 일본사회에 직접적으로 노동력과 소비력을 행사하는 기능실습생과 유학생들이다.
후생노동성 측은 입국조건 완화를 검토해야 한다는 목소리들이 일부 있지만 오미크론을 포함한 변이 바이러스의 감염 재확산이 우려스럽다는 신중한 의견을 내놓았고 자민당 역시 외국인의 입국을 반대하는 의원들의 목소리가 여전히 강한 상황이다.
하지만 계속된 입국금지로 인한 부작용은 만만치 않다. 당장 코로나 전까지 계속 증가세를 보이던 외국인 기능실습생은 2020년 이후 19만 4900여명이 일본에 들어가기 위한 비자를 받았지만 11만 7800명이 입국하지 못했다.
덕분에 작년 6월 기준으로 일본에 체류 중인 기능실습생 수는 작년 6월 기준 35만 4000명을 기록해 2019년 말해 비해 14% 감소하였다.
때문에 기능실습생의 수요가 집중되었던 건설종사자 노동조합과 도쿄토목건설 일반종사자 조합은 기업들이 해외인력 초청을 단념하는 사례가 다수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대형 이자카야 체인점의 한 간부는 한 때 30%를 넘겼던 외국인종업원이 전멸했다고 밝히면서 ‘경기가 회복될 때는 외국인을 고용하기 위한 기업 간의 쟁탈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유학생 감소에 따른 피해도 만만치 않다. 코로나 이전에는 매년 12만 명 전후로 새로 입국하던 유학생 수는 2020년 이후에 19만 9600명 정도가 비자를 받았지만 14만 7800여명이 일본에 발을 들이지 못했다. 여기에 기존 유학생들이 졸업을 맞이하면서 2019년 말에는 34만 5000여명에 달하던 유학생 수가 2021년 6월에는 22만 7000여명으로 무려 34%나 줄어들었다.
일본어 교육과 관련된 6개 단체가 작년 7월에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184개 일본어학교 중에 95개 학교가 ‘이대로 입국제한이 계속된다면 1년 이내에 사업을 접어야 한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도쿄이과대학의 하마다 아츠오(浜田 篤郎) 교수는 일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입국금지가 길어지면 국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만큼 백신접종 증명 등을 전제로 한 입국재개를 고려해야 하는 시기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다만,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외국인에 대한 입국금지 조치를 1월 이후에도 계속하겠다고 지난 12월에 밝힘에 따라 일본사회가 감내해야 할 절박함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