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태규 기자] 한화생명금융서비스 보험설계사들이 사측의 부당노동행위를 주장하며 규탄하고 나섰다.

4일 사무금융노조에 따르면 사무금융노조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이하 노조)는 전일 사측의 강제해촉을 규탄하고 업무방해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한화생명 자회사 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와 소속 설계사로 구성된 노조는 지난해 3월부터 서울 영등포구 63빌딩 앞에서 부당노동행위 중단과 단체교섭 등을 요구하며 천막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양 측의 갈등은 지난해 1월 한화생명이 손해보험 상품판매 수수료를 삭감하면서 촉발됐다.

설계사들은 이에 항의하며 노조를 설립했고, 2000명이 넘는 설계사가 가입했다. 이후 노조는 사측에 단체교섭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이를 거부했다는 것이 노조 측의 설명이다.

노조는 한화생명 영업조직이 GA 자회사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로 물적분할하면서 1만9000명의 설계사들에게 충분한 설명과 동의 없이 강제로 소속을 변경했다고도 주장했다.

물적분할 과정에서 교차판매 설계사들을 강제로 해촉하고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소속으로 변경하면서 설계사들에 대한 개인정보동의서 작성 등 손해보험 등록서류도 없이 손해보험 판매코드를 등록했다는 것이다.

또 노조는 소속 변경 이후 사측이 손해보험 상품판매 수수료를 삭감했으며, 일방적으로 위촉계약서 내용까지 설계사들에게 불리하도록 변경했다고도 강조했다.

사무금융노조는 지난해 10월26일 이와 관련해 불공정거래행위와 보험업법 위반으로 한화생명금융서비스에 대한 신고서를 접수했다.

또 노조는 한화생명금융서비스가 지난해 12월21일 손해보험 등록서류 미제출 설계사에 대해 손해보험 판매모집정지를 하겠다는 시행문을 공고했으며, 같은 달 31일부터는 손해보험상품 청약접수를 거부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노조는 3일 집회 후 금융감독원에 교차판매 설계사에 대한 강제해촉과 관련해 신고서를 접수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사람 한 분 모셔오기가 얼마나 힘든데 왜 강제해촉을 하겠는가"라며 "알 수 없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그는 "설계사 소속 변경은 한화금융서비스로 물적분할하면서 이뤄진 것"이라며 "물적분할의 경우 개개인의 동의를 받을 필요는 없으나 설계사들에게 수차례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를 구했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수수료 삭감과 관련해 "자회사 설립 후 설계사를 더 많이 모아야 하는 상황인 만큼 다른 GA사보다 나쁘지 않은 조건으로 하고 있다"면서 "좋은 조건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수료 삭감은 '1200%룰'(설계사 초년도 모집수수료를 월 납입보험료의 1200% 이하로 제한하는 제도) 등 금융당국의 제도변경에 따른 것"이라며 "제도적인 배경을 무시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이에 한화생명 측은 손보상품 청약접수 중단에 대해서도 충분히 안내했다고 밝혔다.

기존 한화생명과 손보사 간 교차판매 계약을 한화생명금융서비스 설립 과정에서 갱신할 필요가 있어 설계사들에게 설명했으나 노조 측에서 동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화생명 측은 단체교섭 거부와 관련해 1사1노조 원칙에 따라 기존 정규직 노조인 '사무금융노조 한화생명지부'와 보험설계사지부 한화생명지회가 협의해 교섭권을 정리해야 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본지에 "한화생명 정규직 2000명 가운데 한화생명금융서비스로 승계된 800명의 단협 기간이 올해 6월까지"라며 "정규직노조와 보험설계사노조는 같은 사무금융노조이며, 정규직노조는 지난해 12월 기업별노조에서 산별노조로 들어왔다. 4월1일부터는 교섭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는 지난해 12월31일자로 교섭사실 요구를 공고했다"면서 "현재 한화생명금융서비스에 복수노조는 없는 것으로 보이나, 교섭사실 공고 후 대표교섭에서 교섭형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