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은행권 전망, ‘대출대란’ 우려 지속…자영업자·개인 파산 증가 해결 실마리 찾아야

최정호 기자 입력 : 2022.01.03 08:07 ㅣ 수정 : 2022.01.03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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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시중은행 창구의 모습.[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시중은행들은 예대마진률이 높아져 올해도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자영업자 및 개인 파산이 증가해 경제 불균형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들은 수익 구조가 비이자보다는 여신사업을 통한 이자수익이 90%를 육박할 것이라고 대체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금융당국이 가계부채를 줄이기 위해 대출총량규제를 엄격하게 할 것이 유력시 되면서 서민들의 금융 불안과 불만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은행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이 올해부터 신규 잔액 코픽스 부동산 관련 대출(주택담보·전세자금) 상품들을 취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신규 잔액 코피스는 각 은행들의 부동산 관련 대출을 은행연합회가 조사해 공시하는 일종의 여신이자의 기준점이다. 

 

반영이 한 달 후에 이루어지는 특성 때문에 시장에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경우 차주들이 가장 먼저 선호하는 게 신규 잔액 코픽스 대출 상품이다. 

 

농협은행이 신규 잔액 코픽스 관련 부동산 대출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연초부터 대출총량규제를 깐깐하게 관리하겠다는 얘기다. 농협은행의 취급 중단으로 타 은행으로 차주들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올해에도 집값 상승 및 고금리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여 부동산 실소유자나 무주택자들이 대출 받기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올해는 집값이 급등보다는 점진적으로 상승하는 우상향 곡선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서울과 지방, 서울의 경우도 각 지역마다 집값 양극화가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임대차 3법으로 전세 기간 2년 추가 연장 종료가 한꺼번에 몰려 주거불안은 심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세자금 대출의 경우 시중은행들은 지난해 11월부 신규는 중단하고 인상분만 대출해주는 것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각 은행들이 올해부터는 대출총량을 월별로 나눠서 관리할 것이 유력시 되고 있어 한도 소진 시 인상분에 대한 전세자금 대출 적용을 유동적으로 운영할 것으로 보인다. 

 

서진형 교수는 “부동산 실수요자 무주택자들에 대한 대출 규제를 완화해야 하는데 정부가 나서서 시장 개입할 가능성은 적다”면서 “결국 각 은행들이 나서서 규제를 유연하게 대처하는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은행 입장에서는 가계 대출 증가 폭이 축소되는 게 아니라 증가율을 조정받기 때문에 여신사업 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늘어나게 된다. 

 

차주는 늘고 있고 대출총량규제로 수요에 비해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에 여신이자는 높질 수밖에 없다. 지난해 말 기준금리가 1.00%로 올라갔고 올해도 두 차례 인상이 예고돼 있어 대출시장은 고금리 기조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해 수신금리 증가는 높지 않을 것으로 보여 시중은행의 예대마진은 개선될 게 유력시 된다.

 

또 증시 불안에 따른 투자심리 냉각으로 자금들이 대거 은행으로 몰려 요구불예금 비중이 높아져 여신사업을 위한 좋은 조건이 조성됐다. 

 

이와 반대로 고금리 기조로 기업 및 개인의 경우 채무 불이행에 따른 파산 신청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전성인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정권 초기부터 자영업자 및 개인 부도를 막기 위해 정책 자금 지원 폭을 넓히고 대출 상황 유예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의 도움으로 일시적인 부도는 막을 수 있어도 서류상으로 이미 채무불이행이 발생한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대처해야 할지는 심도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시중은행들은 디지털 및 비대면 확산에 따른 플랫폼 금융으로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로 금융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을 분석해 개인에 맞는 금융상품 판매 영업 빈도수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이 빅테크사(社)의 금융사업 진출에 유리하게 적용되다보니 금융사들의 반발이 있어왔다. 또 정치권 내에서도 전금법 개정안 국회 통과를 놓고 여야(與野)의 갈등의 골이 깊었다. 

 

이 같은 이유로 전금법 개정안의 시행이 차일피일 미루어져 왔다. 3월 대선 이후 국회가 정상화되면 전금법 개정안 통과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후 정책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전 교수는 “전금법 개정안이 기존의 방식으로 국회 통과될 경우 빅테크사들의 금융업 잠식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면서 “반면 일부 수정될 경우 빅테크사에 대한 금융사들의 불안은 다소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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