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드] 10년째 카드사만 쥐어짜는 당국, 적정수수료 외면한 인하요구에 카드사들 멘붕
2018년 수수료인하 이어 자영업자 어려움 앞세워 또다시 추가인하 요구 나선 당정, 카드노조 강력 반발
[뉴스투데이=정승원 기자]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가맹점을 돕는다는 이유로 금융당국이 2018년이후 또 다시 카드사 수수료인하를 요구하면서 카드사들에 비상이 걸렸다.
카드사들은 이미 적정수수료(1.5%) 마지노선이 무너진 상황에서 수수료를 추가 인하하게 되면 구조조정 밖에 남는 카드가 없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최근 연매출 3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의 신용카드 수수료율을 기존 0.8%에서 0.5%로 대폭 인하하는 카드수수료 개편안을 마련했다.
연매출 3억원 이하 영세가맹점은 전체 카드가맹점 중 약 75%(220만 곳)를 차지하고 있어 이번 수수료인하 조치가 시행되면 영세가맹점마다 연 평균 173만원 정도의 이득을 볼 것으로 금융위는 추산했다.
카드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2012년부터 10년째 카드수수료를 내려왔는데, 또 다시 카드수수료를 손보겠다는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로 인해 수익구조에 빨간불이 켜질 수 밖에 없게 되었기 때문이다.
2018년에도 카드사들은 수수료를 인하했었다. 이번 카드수수료 개편안이 내년에 시행되면 4년만에 다시 카드수수료가 깎이는 셈이된다.
당정회의를 통해 이같이 조율한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국회 정무위 간사)는 “코로나19로 어려움에 빠진 영세 자영업자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카드사들도 자영업자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공감하면서도 10년째 카드사 수수료를 집요하게 물고늘어지는 금융당국에 섭섭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이번 수수료 인하요구 배경에는 카드사들이 올해 유례없는 실적을 내고 있는 것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신한, 삼성, KB국민, 현대, 롯데, 우리, 하나, 비씨카드 등 빅8 카드사들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이 2조226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32.2% 증가했다. 3분기 누적만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순익 2조607억원을 1600억원 가량 웃돌아 연간 전체로는 증가폭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드사들의 실적호조 배경에는 자영업자들의 급전대출이 늘면서 카드론 부문에서 수익이 괜찮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 카드사들의 지속적인 구조조정 결과라는 해석이다. 카드사들의 카드론 자산은 지난 6월말 기준 33조1312억원에 달하고 있다.
카드사는 노동조합이 나서 수수료 인하 요구에 반발하고 있다. 카드사노동조합협의회(카드노조)는 최근 카드노동자 총파업 결의대회 등을 통해 카드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중단과 적격비용 재산정 제도 폐지, 빅테크 기업의 수수료율 하향 등을 주장했다. 수용하지 않을 경우 총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카드사들은 특히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 다른 빅테크 기업들의 간편결제서비스 수수료와의 규제 형평성을 집중 제기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카드사 수수료를 금융당국이 정하는 반면, 빅테크 기업들은 수수료를 자기들이 정해 경쟁 자체가 불공정하다면서 빅테크 기업들에 대해서도 동일한 규제를 적용해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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