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대 산업계 뉴스] 코로나·탄소중립 소용돌이 속 메타버스·백신·5G·반도체·요소수 등에 관심 집중
"공급이 수요 못 따라가면서 원자재가 상승 등 다양한 문제점도 발견"
[뉴스투데이=산업부] 올해 산업계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회복 움직임에 따른 원자재가격 상승과 정부의 탄소중립(탄소배출 0) 압박까지 이중고를 겪는 한 해였다.
하지만 산업계는 미래 불확실성을 극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수소경제 활성화', '탄소포집 및 활용' 등을 위해 기업들이 업무협약을 맺고 공동으로 연구개발을 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이다.
또한, 거리두기 강화에 따라 비대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됐다. 특히 IT·게임사들이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에 높은 관심을 보이며, 투자가 집중됐다.
국내 바이오 업계의 코로나19 백신 위탁생산(CMO)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완화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줬다.
라정주 파이터치연구원 원장은 “올해는 대부분 국민이 코로나19에 익숙해지면서 전체적으로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오미크론의 등장으로 다시 타격을 입은 상황”이라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원자재가격 상승 등 다양한 문제점도 발견됐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의 미흡한 백신 정책으로 확진자가 늘어난다면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뉴스투데이가 선정한 2021년 올해의 10대 산업 뉴스들이다.
1. ▶ 비대면 확대로 산업계 전반을 휩쓸고 있는 메타버스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확산하며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메타버스란 가공·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의미한다.
기존의 가상현실(VR)보다 진보된 개념으로 웹과 인터넷 등의 가상 세계가 현실 세계에 흡수된 형태다. 디지털 문화에 익숙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가 미디어 주소비층으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페이스북이 메타버스로의 도약을 발표하면서 사명을 메타(Meta)로 변경했다. 네이버는 기존 제페토에 더해 아크버스(가상‧현실 융합 생태계) 출시를 발표했고 엔씨소프트는 유니버스를 통해 메타버스 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은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공개하며 대표 메타버스 플랫폼이 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처럼 전 세계 IT 기업과 게임 산업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메타버스를 도입하고 있다. 업계는 향후 메타버스가 아바타, 가상화폐, NFT, 디지털 상품이 조합돼 사용자에게 즐거움, 몰입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으로 발전될 것으로 보고 있다.
2. ▶ 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강령 개정안’ 시행에도 게이머 반응은 냉담
뽑기 방식으로 아이템을 획득하는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이 공개된다. 확률형 아이템은 지난 18년간 베일에 꽁꽁 싸여있어 확률 조작과 사행성 조장 논란에 게임사와 게이머간 냉전도 벌어졌다.
게임산업진흥에관한법률 전부개정안(확률형 아이템 자율규제 강령 개정안)이 12월 1일부터 시행되면서 게임사들이 과금을 유도한 캡슐형뿐 아니라 강화형과 합성형 등 모든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이 공개됐다.
하지만 게이머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커뮤니티를 통해 "어차피 낮은 확률을 공개하는 건 의미가 없다", "가챠(랜덤박스형 아이템 뽑기 시스템)를 버리려야 할 때"라며 게임사들에게 확률형 아이템이 아닌 새로운 수익 모델 창출을 주문하고 있다.
3. ▶ 게임 셧다운제, 10년만에 폐지… ‘게임시간 선택제’로 일원화
밤 12시부터 오전 6시 사이 만 16세 미만의 온라인 게임 접속을 제한하는 ‘게임 셧다운제’가 내년 1월 1일부로 폐지된다.
정부는 지난 2011년 11월 청소년 수면권을 보호하고 게임 과몰입에 따른 부작용을 방지하고자 게임 셧다운제를 도입했다. 10년이 지나 모바일 중심의 변화된 게임 환경으로 실효성을 지니기 어렵게 되면서 게임 셧다운제 폐지가 결정됐다.
지난 8월 문화체육관광부와 여성가족부는 ‘셧다운제도 폐지 및 청소년의 건강한 게임이용 환경 조성 방안’을 발표하고 청소년의 자기결정권과 가정 내 교육권을 존중해 자율적 방식으로 청소년의 건강한 게임 여가문화가 정착되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정부는 셧다운제는 폐지하는 대신 청소년과 학부모가 자율적으로 게임 이용시간을 조절하는 ‘게임시간 선택제’를 도입한다. 게임문화재단이 게임 시간 선택제 접근성과 효율성 강화를 위해 모든 게임에 시간 선택제를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4. ▶ 5G 국내 이용자 40% 이상…품질 논란은 '현재진행형'
5G 이동통신 가입자가 국내외적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10월말 기준 5G 전체 가입자 수는 1938만970명이다. 매달 60만명 이상 늘어나는 추세로 가입자 수 기준 우리나라 국민 40% 이상이 이미 5G 사용 중이다.
하지만 5G 품질 논란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시행한 지난해 하반기 품질평가 결과 이동통신 3사의 평균 5G 다운로드 속도는 1Gbps에 미달하는 656.56Mbps로 확인됐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부)와 이통3사는 '망 구축 의무'에 따라 올해까지 5G 기지국 4만5215개를 구축하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현 5G 기지국 숫자는 현재 204개로 올해 목표량인 4만5215개의 0.45%에 불과하다.
정부도 관리·감독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 과기부는 아직 통신사와 약속한 기한이 남았다며 관련 논의는 그 후에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때문에 5G 품질 논란은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5. ▶ 완성차 업계의 생산차질… 원인은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 불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자동차용 반도체 수급 불안으로 전 세계 완성차 업계가 생산차질을 겪고 있다.
자동차용 반도체 생산기지가 밀집한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지역의 코로나19 확산으로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 부족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 부족은 자동차 생산 중단으로 이어졌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 뿐만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올 한해에만 수차례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이에 완성차 업계는 반도체가 필요한 일부 편의사양을 제외하는 대신 가격을 낮춰 판매하는 ‘마이너스 옵션’을 적용해 판매하고 있다. 여기에 자체적인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망 확보에 노력하면서 최악의 상황을 막았다.
여전히 반도체 회사들이 수익성 적은 자동차용 반도체의 생산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면서 내년에도 수급 불균형이 지속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6. ▶ 중국發 석탄부족…국내 요소수 부족사태로 이어져
경유차에 촉매환원제로 사용되는 요소수가 때아닌 품귀현상을 겪고 있다. 요소수 원재료인 요소가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데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석탄으로부터 요소를 생산해 전 세계 요소 공급의 44%를 책임지고 있는 최대 요소 생산국이다. 하지만 호주와의 무역분쟁과 중국 내 주요 석탄 생산지의 자연재해로 석탄 부족 현상을 겪으며 요소 가격이 뛰었다. 이에 중국 정부는 요소를 수출할 경우 새로운 수출 증명서를 요구하는 등 사실상 수출을 제한했다.
대부분의 요소를 중국에서 수입하는 우리나라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유로6(유럽연합이 정한 경유차 배기가스 규제단계)엔진을 사용하는 화물차주의 불편이 이어졌다.
한국정부는 중국정부에 수출 완화 요구와 요소수입국 다변화를 모색해 요소수 수급 불안을 해결했다. 또한 이번 요소수 수급난을 삼아 글로벌 자원수급의 불안정성에 대비하기 위한 대책을 검토 중 이다.
7. ▶ 쿠팡 이천 덕평물류센터 화재
지난 6월 쿠팡의 경기 이천시 덕평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물류센터 건물이 전소됐다. 화재원인은 전기적 요인으로 조사됐다.
당시 쿠팡 직원들은 모두 대피했지만, 경기도 광주소방서 소속 김동식 119구조대장이 인명수색을 위해 건물 지하 2층에 진입했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불이 났을 당시 화재 경보를 6차례나 꺼 초기 진화를 지연시킨 방재실 관계자들이 검찰에 넘겨졌다.
쿠팡은 피해를 입은 물류센터 일대 주민들에 대한 보상과 상수도 연결사업과 의용소방대 운영, 마을정비 사업에 소요되는 비용을 지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8. ▶ 불확실성 대응을 위한 유통업계 M&A
유통업계가 올해 인수합병(M&A)에 5조3000억원을 썼다. 올해 유통업계에서 추진한 M&A 건수는 총 10건이었다. 지난해에는 4건에 불과했다.
단연 빅딜은 이마트가 품에 안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이다. 이베이코리아 지분 80%를 인수하면서 이마트는 3조5591억원을 건넸다. GS리테일도 GS홈쇼핑과 합병하며 외형 규모를 늘렸다. 이후에도 메쉬코리아 지분 투자, 펫프렌즈 인수를 진행했다.
1세대 이커머스 업체들의 매각도 이어졌다. 인터파크는 야놀자가 인수 했으며, 롯데쇼핑은 한샘, 카카오는 지그재그, 무신사는 스타일웨어와 29CM을 인수했다.
유통업계가 M&A 등 공격적 경영에 나선 것은 선제적으로 신규 비즈니스를 모색해 향후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9. ▶ 코로나 19 백신, 국내에서 생산한다
코로나19 초기에는 백신 전량을 수입에 의존했다. 이제는 국내 제약바이오기업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바이오사이언스가 각각 모더나 백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위탁생산(CDMO)하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생산한 모더나 백신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으며 국내 판매 및 해외 수출이 가능해졌다.
코로나19의 새 변이 바이러스 오미크론의 등장과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에 따라 내년에도 제약·바이오업계에 위탁개발생산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전망이다.
10. ▶ 정부의 탄소중립 목표에 활발해진 산업계
지난 11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한국은 “2030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를 2018년 대비 2030년 탄소배출량을 40% 감축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2050년까지 국내 탄소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는 탄소중립 목표를 발표했다.
이에 탄소배출이 거의 없는 수소를 활용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 활발하다. 철강·화학·자동차 등 업종별 대표 주자들이 지난 9월 수소 사업을 위해 손을 맞잡았다. 현대차그룹, SK그룹, 롯데그룹 등 15개 대기업이 모여 '코리아 H2 비즈니스서밋'을 창립했다. 수소 생산과 저장그리고 운반 및 충전, 활용 등 각 기업의 장점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다.
탄소를 포집해 저장 또는 활용하는 탄소 포집 및 활용·저장(CCUS) 기술개발도 활발하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9월 한국석유공사와 동해가스전에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저장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정유 과정에서 생기는 부산물인 탈황석고와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건축자재로 사용되는 무수석고를 생산했다.
정부도 기업의 탄소중립 움직임에 힘을 실어줄 예정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탄소중립 부문에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 탄소중립 기술혁신펀드 등을 조성해 민간의 탄소중립 투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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