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조어로 본 청년취업대란(18)] 한국청년의 ’갓생살기‘, ’계약직‘으로 일하며 ’부업‘ 뛴다
30세 미만 청년층의 첫 일자리 중 계약직 비율이 47.1%/20대 직장인 30%는 ’부업‘종사
[뉴스투데이=박희중 기자] ’갓생살기‘는 신(God)과 인생(人生)을 조합한 신조어이다. 매일 계획을 세워 성실하게 살아가는 게 최고의 인생이라는 뜻이다.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지만 오히려 주어진 현실을 충실하게 살아내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라는 가치관을 담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유행하고 있다.
‘갓생살기’를 실천하는 청년들은 큰 성공을 노리기보다는 취미활동, 규칙적인 운동, 꾸준한 경제활동 등을 균형있게 배분해서 만족감을 느낀다. 이는 대기업, 금융기관, 공기업 등과 같은 고연봉 직장에 취직하기 힘들다고 판단, 일종의 타협점을 찾은 결과라고 볼 수 있다.
한국 청년의 ‘갓생살기’는 ‘계약직’과 ‘투잡 뛰기’형태로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한국의 사회동향 2021’에 따르면 최근 3년 사이 학교를 졸업한 30세 미만의 청년 중 졸업 전 취업한 사람을 제외하고 조사한 결과 졸업 후 첫 일자리가 1년 이하의 계약직인 청년 비중은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분야 집필자인 권현지 서울대 교수와 함선유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청년들이 졸업한 후 갖게 되는 첫 일자리의 질이 하락해 1년 이하 계약직 비율이 올해 47.1%를 기록했다”면서 “이는 2019년과 2020년의 각각 41.9%에 비해 큰 폭(5.2%포인트)으로 증가한 수치”라고 밝혔다.
근무 형태별로 보면 시간제 근로자의 비율이 2019년 31.7%, 2020년 34.4%에서 올해 38.3%로 점차 증가했다. 시간제 근로자 비율은 특히 고졸 이하의 남성(55.7%)과 고졸 이하 여성(49.9%)에서 특히 높다.
이 같은 청년층의 계약직 비중 증가와 연관성이 있어 보이는 조사결과가 있다. 10일 채용 플랫폼 잡코리아에 따르면, 남녀 직장인 636명을 대상으로 '부업 진행 유무'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중 34.7%가 “현재 본업 외에 부업을 병행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20대 직장인의 경우는 29.5%로 평균치보다 다소 낮았다.
흥미로운 것은 ‘부업 병행’의 이유이다. 변지성 잡코리아 홍보팀장은 “요즘 직장인들에게 부업은 단순한 돈벌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면서 “자신의 관심과 재능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찾아 부업을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1개 이상의 직업을 갖는 N잡러가 뉴노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직장인들은 부업을 하는 이유(복수응답)로 ‘추가 수입을 얻기 위해서’(57.9%)를 가장 많이 꼽았다.
하지만 ‘퇴근 후 주말 등 여유시간을 활용하기 위해’(23.5%), ‘재택근무로 인해 여유 시간이 생겨서’(19.5%), ‘취미 등 관심분야에 대한 전문적 지식 및 재능을 나누고 싶어서’(18.6%), ‘인생이모작 등 추후 커리어 개발을 위해서’(10.4%) 등의 4개 항목을 선택한 비율을 합치면 선택한 비율을 모두 합치면 무려 72%에 달한다. 경제적 이유보다 더 많다.
이들 4개 항목을 부업의 이유로 택한 사람들이 보이는 삶의 태도는 ‘갓생살기’에 가깝다. 시간을 쪼개서 부업을 함으로써 여유시간 활용, 인생 2모작 대비 등을 설계한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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