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현대차 노조의 어처구니없는 '노사협조주의 청산' 공약, 전기차 생산차질 빚나

모도원 기자 입력 : 2021.12.09 13:56 ㅣ 수정 : 2021.12.09 22:56

'완전 월급제', '정년 연장' 등의 일방적 관철에 나설 듯/김용진 서강대 교수, "강성 노조가 파업하면 국내외 차량 생산에 영향 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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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전기차 생산 라인. [사진=현대자동차]

 

[뉴스투데이=모도원 기자] 현대차 노조 차기 지부장으로 강경파로 꼽히는 안현호 후보가 8일 당선됨에 따라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년 만에 노조 지도부가 온건파에서 강성으로 교체된 것이다. 안 당선자의 선거공약을 보면, 향후 험난한 노사 관계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노사협조주의 청산'은 상식적인  노사협력 배제, 노동계가 오히려 '힘의 논리' 선언  

 

안 당선자는 우선 '노사협조주의 청산'을 내걸었다. 회사 측과 타협적인 태도를 배제하고 노조 측 주장을 일방적으로 관철시키겠다고 선전포고한 것이나 다름없다. 정상적인 노사관계의 기본은 상호 대화 및 협조에 있다. 그 기본을 원천적으로 배제하겠다는 것은 비상식적인 공약이다. 노동계가 '힘의 논리'에 충실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셈이다. 

 

더욱이 안 당선자의 핵심공약들은 현대차 사측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내용들이다. 노사협조주의를 청산 대상으로 삼을 경우, 접점을 모색하기 어렵다. 첨예한 노사갈등이 불가피하다. 

 

'완전 월급제'부터 그렇다. 잔업(OT) 30시간을 기본으로 적용해 월급을 산정한다는 뜻이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 및 내연기관차 생산량 감소 등의 조건변화로 잔업이 이뤄지지 않아도 30시간 수당을 받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황당한 주장이다.  

 

또 법정근로시간인 8시간을 7시간으로 단축하면서 현행 750%인 상여금을 800%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상여금은 모두 통상임금에 포함시킨다는 공약이다. 국민연금 수령시기에 맞춘 정년연장도 추진하기로 했다. 현행법상 1969년 이후 출생자부터는 만 65세부터 국민연금을 수령하게 된다. 따라서 정년을 65세로 연장하겠다는 입장이다. 

 

해외공장 운영에 노조 개입을 강화하고 노동이사제 도입을 통한 경영 참여도 안 당선자의 공약이다. 사측은 이런 이슈들에 대해 정상적인 경영을 불가능하게 만든다는 점을 들어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 김용진 교수,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는 미국투자에 대한 노조 반발 예상돼"

 

김용진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9일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강성 현대차 노조가 다시 파업할 경우 자동차 업계에 미치는 파장에 대해 우려했다.

 

김 교수는 “지난 3년간 현대차 노조는 실리주의의 지부장(이상수 지부장)이 지도하면서 파업을 하지 않았다”며 “현 노조가 강성 지도부로 바뀌면서 파업이 진행되면 현대차의 국내외 차량 생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금 전기차 생산은 산업 패러다임의 전환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이뤄지는 투자다”며 “하지만 노조 입장에서는 전기차 생산이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현대차의 미국 투자에 대해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실제 현대차 그룹은 지난 5월 미국에 74억 달러(8조1417억원)를 투자하며 전기차 생산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한국 내에서도 내년 아이오닉 6와 코나EV, 캐스퍼 경형 전기차 등 최소 5종 이상의 전기차 출시가 예정돼 있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에 비해 내부 부품 수가 평균 30% 가량 적기 때문에 전기차로 생산 전환시 인력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해석이다.

 

노조 입장에서는 현대차의 해외 투자로 국내 자동차 생산에 대한 투자 규모가 감소할 것이라고 판단, 미국 전기차 생산에 대해서도 달갑지 않게 여기고 있다. 

 

무엇보다 현대차의 노사 단체협약 상 현대차가 해외공장을 이전하거나 신설할 경우 노조의 심의와 의결을 거쳐야하기 때문에 미국 전기차 생산 과정에서 사측과 노조의 갈등을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교수는 “현대차 노조가 강성으로 교체되는 것에 더해 화물연대 또한 연말 파업을 예고한 상황이기 때문에 대내외적으로 복잡한 상황이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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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호 신임 현대차 노조지부장. [사진=현대자동차]

안현호 당선자, 두 차례 해고 및 복직 그리고 폭력사태로 한 차례 구속된 전력 있어

 

한편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에 따르면, 지난 7일 치른 9대 지부장 선거에서 강성으로 평가받는 안현호 후보가 2만2101표(53.33%)를 얻어 당선됐다.

 

안 당선자는 두 차례 해고됐다가 복직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초강성이다. 1965년 부산 출생으로, 1991년 현대모비스의 전신인 현대정공에 입사했다.

 

1994년 구조조정 반대 투쟁을 벌이다 해고됐다가 3년 만에 복직했다. 1999년엔 현대차·현대차서비스·현대정공 차량 생산부문 등 3사 통합 당시 또 투쟁을 벌이다 해고됐다. 2002년 다시 복직했다. 

 

현대차 노조 수석부위원장을 지낸 2007년 1월 성과금 삭감으로 촉발된 유발된 시무식 폭력사태의 핵심인물로 경찰에 구속수감된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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