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수분 기자 입력 : 2021.12.08 08:16 ㅣ 수정 : 2021.12.08 08:16
중국 인민은행 지준율 0.5%포인트 인하, 5개월 만...소배재株 호재 전망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중국의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 결정이 8일 한국 증시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내년까지 중국 정부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로 증시 유동성 및 투자심리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돼서다.
올해 신흥국 내에서 중국과 한국이 동반 약세였던 점을 고려하면, 중국의 경제정책 기조 변화는 외국인 관점에서 한국 증시의 매력이 확대되는 배경이 될 가능성이 크다.
위안화 강세에 동반한 원화 강세로 외국인 자금 유입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코스피에 미칠 영향력은 제한적이나 내년 2분기 이후 위안화 강세가 지수 상승의 견인차 구실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 헝다 그룹이 파산 수순에 접어들자 인민은행(PBOC)이 지준율을 인하하며 중국 경기 우려를 완화한 점도 눈여겨볼 재료다.
헝다가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을 하면서 이번 위기가 경제 전반으로 번지는 것을 막겠다는 의지로 봐야한다는 게 지배적이다.
중국은 주요국가 중 기업부채가 가장 높은 국가며 기업부채 중 상당 부분이 부동산과 관련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오는 15일부터 시중 은행의 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하기로 했다. 지난 7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재대출 금리도 0.25%포인트 낮췄다. 지준율 인하로 중국 금융사의 평균 지준율은 8.4%로 낮아진다.
부동산 가격 하락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무관용 정책 지속, 국제 유가 및 석탄 가격 하락의 조합이 지준율 인하의 주요 배경으로 지목됐다.
이에 따라 시중에는 1조2천억 위안(한화 약 220조 원)의 유동성이 풀리게 된다.
각종 부양 정책도 연이어 발표됐다.
중국 정부는 인프라 투자에 쓰이는 지방정부 특수목적채권 발행 한도를 올해 3조6500억 위안에서 내년 4조 위안으로 늘렸다.
지준율은 은행이 비상시 예금자에게 돈을 돌려주기 위해 평소 중앙은행에 예비금으로 맡겨야 하는 현금 비율이다.
지준율을 낮추게 되면 은행이 중앙은행에 맡기는 현금이 줄고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이 늘어 통화량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
증권가는 향후 신용 확장 여부가 관건이라는 의견도 냈다.
신용 자극 지수(credit impulse)가 오르며 내년 2분기 중국의 기업이익이 본격적으로 반등할 수 있어서다.
국내 증시에서 일부 종목의 수혜도 기대했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지준율 인하는 시차를 두고 한국증시에 나비효과를 일으킨다"며 "지준율 인하 3~6개월 후 신용 자극 지수가 반등하고 1~2개월 후엔 중국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반등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중국 PMI가 반등하면 위안화가 강세전환 하며, 한국증시를 끌어올린다”며 “이중 소비재가 반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식의 주가순자산비율(PBR)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지준율을 인하함으로써 아시아 EM의 베어마켓 랠리가 나타나고 있다"며 "업종 불문 저PBR 가치주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조언했다.
전일 코스피는 18.47포인트(0.62%) 오른 2991.72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의 매수에 3,000선 턱밑 마감했다.
주된 상승 요인은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에 대한 낙관론과 중국 인민은행의 지준율 인하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부양이 심리적으로 경기민감주에 긍정적이지만, 이전과 달리 자립을 강조하기에 실질적인 수혜는 제한될 것이다”며 “단기 반등에 그칠 가능성도 있지만 위안화 강세에 따른 소비 확대의 수혜로 내수 소비 관련주들로 대응하는 것이 더 적절해 보인다”고 분석했다.
향후 중국 정부는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통해 부동산에 따른 경기 충격을 완화할 전망이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부동산 규제 완화와 더불어 정부의 신용공급이 강화되면서 투자심리 및 증시 유동성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며 ”규제 장기화 우려가 확산한 플랫폼 기업의 경우 도입된 규제를 안착시키기 위한 시스템 구축 작업 영향으로 연말까지는 변동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