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증권, 모기업 후광 업고 PF 시장 진출 노크…연신내 트리플타워 PF 주관사 유력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카카오페이증권(이하 카카오증권)이 서울 연신내역 인근에 들어설 예정인 ‘트리플타워’라는 대단지 아파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주관사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업계 안팎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트리플 타워는 재개발 조합이 진행하는 사업으로 D사가 대행해 업무 추진을 하고 있는 상태다.
D사에 따르면 1000~1500억원이 소요되는 토지 매입 자금을 카카오증권이 금융사를 끌어들여 확보할 예정이다.
아직 D사와 카카오증권 간 부동산 PF 주관사 계약이 이루어진 게 아니지만, 사업 초기 단계부터 얘기가 오간 상황이라 큰 문제가 없는 한 진행될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증권이 증권업계 IB(장기 산업자금의 취급업무를 담당하는 금융기관)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 상황에 1000억원 이상 규모의 프로젝트를 매끄럽게 진행하기란 쉽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트리플타워는 서울 연신내역(3·6호선, GTX역 예정) 인근에 조성되는 10개 동 이상 규모의 대규모 사업이다. 이 정도 규모의 사업 부동산 PF 주관사는 보통 대형 증권사가 진행한다.
그러나 카카오증권은 설립된지 얼마 안된 중소형 증권사다. 더욱이 IB 시장에서 이름을 알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증권은 지난 2018년 카카오페이가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해 설립됐다. 카카오증권은 과거 바로투자증권의 IB사업 부분을 활용해 업력 성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증권의 트리플타워의 부동산 PF 주관사 선정도 바로투자증권 시절부터 오간 것이다.
문제는 과거 바로투자증권이 1000억원 이상 규모의 부동산 PF 주관사 업무를 담당할 정도의 업력이 있냐는 점이다.
바로투자증권의 경우 증권업계 20년 몸담은 사람조차도 정확이 알지 못하는 기업이다.
작은 규모의 증권사가 대규모 부동산 PF 사업을 주관할 경우 프로젝트 책임자의 경력과 네트워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의식했는지 카카오증권도 출범 당시 IB 담당자들을 많이 확보한 것으로 안다고 복수의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은행권 내에서는 부동산 PF 사업을 담당할 수 있는 사람은 업계 내 100명 내외인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각 증권사에서도 부동산 PF 주관사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도 손에 꼽힐 정도로 적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부동산 PF 사업이 있을 때마다 주관사 담당자들은 은행권에 기획안을 이메일로 보내서 참여할 곳은 답장을 보내라는 식으로 1차적으로 업무를 처리한다.
답장을 보낸 은행과 2차 미팅을 진행하며 업무를 진행하는 게 일관된 방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증권사 이름값보다 부동산 PF 담당자의 네트워크가 사업의 성폐를 좌지우지 한다고 할 수 있다.
트리플타워 부동산 PF 주관사 선정에는 K 카카오증권 A 이사가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K이사의 업력과 네트워크가 사업 전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D사 관계자는 "카카오증권이 부동산 PF 주관사로 선정될 경우 참여 컨소시엄 금융사로 제2금융권이 선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1금융권이 아닌 제2금융권이 컨소시엄에 참여할 경우 금리가 높다는 점에서 사업의 매력은 다소 떨어질 수 있다. 또 조합원들이 부담해야 하는 분담금 역시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저금리 대출을 성사시키려면 1금융권 네트워크와 이들을 설득시킬 수 있는 사업성이 필요한 상황이다.
시중은행들이 부동산 PF 컨소시엄에 참여할 경우 △사업 진행 상황 △입지조건 △이자 납입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참여하는 게 대체적이다.
또 각 시중은행 IB 부서에 할당된 사업 자금 한도(TE) 내에서 대출이 이루어지며, 금리는 제2금융권 보다 낮은 편이다.
다만 카카오증권이 제2금융권에 어떤 조건을 내 세우느냐에 따라 금리 변동이 생길 수는 있다.
그럼에도 카카오증권이 트리플타워 부동산 PF 주관사로 선정될 것이 유력시 되는 상황에 제2금융권을 자금 조달 컨소시엄으로 구성할 수밖에 없다는 것은 IB 시장에서 경쟁력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카카오증권이 트리플타워의 부동산 PF 주관사 역할을 하는데 결격 사유라든지 문제가 있진 않다.
아울러 증권 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권사 이름값, 프로젝트 담당자의 능력치가 낮아도 ‘카카오’라는 모(母)그룹이 있어 문제될 게 없다”면서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은행이나 조합원들도 문제가 생기면 카카오가 나서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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