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성장 이후를 위한 담론 (2)] 복잡계와 K-Culture
한국문화 열풍이 세계적인 현상으로 / 한류는 우연이 아닌 다양한 요인의 상호작용 결과 / 문화강국의 확고한 입지 다지기에 민간과 정부의 협력 필요
미래학자의 예견대로 산업생산시대에서 문화생산시대로의 전환은 이미 우리의 삶의 방식과 태도를 변화시키고 있다. 초연결사회, 공유된 지식과 기술, 복합 플랫폼화의 혁신은 문화생산시대의 기술적, 사회적, 문화적 자본의 역할을 담당한다. 마치 산업생산시대에 원천기술, 가격경쟁력, 유통망 확보가 핵심역량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다수의 미래학자와 글로벌컨설팅 회사들이 2050년 한국의 1인당 GDP가 미국에 이어 2위를 기록할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최근 한류로 대표되는 K-Culture의 신기록을 보면 이러한 전망들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는듯하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발명하는 것이다’라는 명언처럼 위대한 문화강국이 되기 위해 우리는 지금 어떤 시선과 노력으로 미래를 만들어야 할까? 관광 분야에서 30년 이상 일하고 연구한 우경진 교수의 지속가능한 문화관광산업을 위한 제언을 들어보자.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우경진 수원대 교수] 영국의 옥스퍼드 영어사전(OED)이 최근 홈페이지에 한국어 단어 26개를 새로 추가했다고 밝혔다.
1884년부터 출판되며 영어사전의 정석으로 꼽히는 OED에 반찬, 불고기, 김밥, 만화, 먹방, K드라마, 누나, 오빠, 언니, 스킨십, 파이팅 등 음식, 음악, 전통, 대중문화에 한국 사회의 관계성을 설명하는 호칭까지 다양한 장르의 용어가 포함되었다.
• 한류는 갑자기 생겨난 우연이 아니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BBC와 미국의 CNN 등 주요 영어권 매체들은 방탄소년단, 기생충, 오징어게임 등 한국문화 열풍이 세계적인 현상이 되고 사전에 오르게 된 배경에 대해 앞다투어 소개하는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세계 문화의 신드롬에 가까운 현상을 보이는 한류문화에 관심을 보이면서 ‘The Times’ 誌는 오징어게임의 인기가 갑작스러운 우연은 아니라고 전했다.
1993년도 영화 ‘쥬라기 공원’의 수입이 현대차 수출보다 성과가 더 좋다는 계산이 나오자 한국정부가 엔터테인먼트 산업 육성과 수출계획을 세우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가 나오자 몇몇 언론이나 독자의 댓글을 보면 영국 매체가 한국의 문화 파워를 정부 주도의 성과로 평가절하한다고 불편한 뉘앙스의 견해를 보이기도 하지만 꼭 그렇게 볼 만한 내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로마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니듯이 한류도 갑자기 생겨난 우연은 아니다.
Korean Wave라는 의미의 한류 용어가 시작된 계기는 1997년 중국에서 방영된 드라마 “사랑이 뭐길래”가 외국드라마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한국문화에 대한 비상한 관심이 촉발되면서 중국언론이 사용한 것이 최초의 공식적 언급이라는 기록이 있다.
‘~류’라는 표현은 일본이 문화의 유행을 ‘~류‘라고 표현한 방식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어원이 어디이든 일본에서 먼저 시작된 바람이 대만, 태국, 중국 등 아시아 지역으로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거대한 물결을 만들어 낸 것이다.
• 한류를 복잡계의 창발현상으로 설명할 수...
사회의 연결성이 높아지고, 복잡성의 단계가 고도화되면서 복잡계라는 학문적 장르가 탄생했다.
자연과학 규명에 주로 사용되는 복잡계 연구방법을 사회현상에 적용하면 하나하나의 사건이나 이벤트가 상호작용하여 1+1이 2가 아닌 새로운 승수작용이 발생하거나 기존의 개별에는 없던 새로운 성질이 나타나는 창발현상을 일으킨다고 설명한다.
일례로 마케팅에서 각각의 개별적인 기능을 담당하는 기획, 판촉, 홍보, 광고나 이벤트 등이 지속적으로 관리·운영되다보면 어느 순간에는 개별 상품이 판매촉진의 단계를 넘어 소비자의 애착을 받고, 자발적 팬이 모여 팬덤이 형성되고, 해당 브랜드와 자신을 일체화시키는 기존에 없던 단계로 새롭게 진입한다고 본다.
•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민간과 정부의 적극적인 콜라보 필요한 단계
초기에 한류는 수출과 교역증가율 등 경제적 가치에 주목하였다. 이제 한류를 대기업의 마케팅 수단이나 지역발전을 위한 장소마케팅과 같은 미시적 수준으로 바라봐서는 안 될 것이다.
한류의 성공은 많은 보고서의 분석대로, 우리 국민의 화끈하고 역동적인 DNA 특성과 빼어난 외모의 연예인을 탄생시킨 스타일리쉬한 손재주의 기술, 그리고 머리 좋고 예술적 감수성을 가진 엔터테인먼트 기업가들의 노력과 통찰력이 복잡계의 요소가 되었을 것이다.
그에 더해 대기업과 정부가 공동 기획하여 ‘한류의 모든 것’을 테마로 컨벤션과 콘서트를 결합한 K-Culture 페스티벌과 같은 메가 이벤트를 개최하고 대륙별 순회공연에 수많은 세계적인 스타를 한자리에 세울 수 있는 우리 문화산업의 생태계도 분명 한 축을 담당했다.
산업의 자본과 규모가 선진국과 비교해 아직은 열세인 우리가 문화강국의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 민간기업과 정부의 전략적 콜라보가 아직은 더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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