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감을 주는 워라밸] 21세기를 살아간 20세기의 천재 예술가 살바도르 달리展

정수연 입력 : 2021.12.02 07:30 ㅣ 수정 : 2021.12.02 07:30

DDP에서 내년 3월 20일까지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 “살바도르 달리 회고전: Imagination & Reality”/수험생과 직장인 등에게 휴식과 영감의 시간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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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바도르 달리전 ‘Salvador Dali: Imagination and Reality’ 전시장 입구 [사진=정수연 기자]

 

[뉴스투데이=정수연 기자] “나는 미치지 않았다. 단지 평범하지 않을 뿐이다.” 초현실주의의 대가 살바도르 달리(Salvador Dali)의 국내 첫 대규모 회고전 ‘살바도르 달리: Imagination and Reality’(이하 살바도르 달리전)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만날 수 있다.

 

창조적 예술작품은 일상에 지친 인간에게 휴식과 영감을 준다. 수학능력시험과 대학별 고사를 마친 수험생, 치열한 경쟁에 시달리고 있는 취업준비생과 직장인 등에게 '달리전' 관람을 권한다. 워라밸 지수를 높여주는 재충전의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살바도르 달리 재단과의 공식 협업을 통해서 기획된 이번 전시는 스페인 피게레스의 달리 미술관(Fundacio Gala-Salvador Dali)을 중심으로, 미국 플로리다의 살바도르 달리 미술관(Salvador Dali Museum), 스페인 마드리드의 레이나 소피아 국립미술관(Museo Nacional de Arte Reina Sofia) 등 세계 3대 살바로드 달리 미술관의 컬렉션으로 구성된다.

 

10개의 섹션을 통해 살바도르 달리의 전 생애에 걸친 회화 및 삽화, 대형 설치 작품, 영화와 애니메이션, 사진 등의 걸작 140여점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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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기자 간담회 현장 [사진=지엔씨미디어]

 

이번 전시의 기획자이자 살바도르 달리 재단의 수석 큐레이터 카르멘 루이즈 곤잘레스(Carmen Ruiz Gonzalez)는 살바도르 달리에 대해 “초현실주의자들이 반드시 열어야 할 창문을 열어주는 예술가”라고 소개하며 “마음 속 창문을 열고 당시에 달리의 입장에서 작품을 바라본다면 깊은 울림이 있을 것” 이라 전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초현실주의의 대가이자 세계적인 스타였던 살바도르 달리의 삶을 총망라한 이번 전시회를 더 많이 이해할 수 있는 관람포인트를 짚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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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션 1. 천재의 탄생’ 전경 [사진=지엔씨미디어]

 

■ 천재 예술가의 생애

 

살바도르 달리展은 화가의 전 생애를 아우르는 시기별 작품을 총 10개의 주제에 따라 구성해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1910년대 초부터 1980년대까지 달리의 유년 시절부터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작가로 자리매김하기까지의 시기별 작품 특성을 조명한다. 살바도르 달리 재단의 후안 마누엘 세비야노(Juan Manuel Sevillano) 대표이사는 “달리가 시도했던 다양한 일상과 예술의 분야에 집중한 전시”라 설명했다.

 

남달랐던 달리의 출생과 성장 배경, 고향, 가족 관계, 운명의 상대 ‘갈라’와의 영화 같은 러브 스토리, 기이하고 몽환적인 꿈의 세계를 그려내는 화가로 거듭나는데 큰 영향을 미친 ‘프로이트’까지. 달리의 생애와 발자취를 따라가다 보면 그가 초현실주의자로서의 창문을 열게 되는 과정과 특유의 기발하고 신비주의적인 예술 세계를 완성해나가는 여정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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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션 8. 달리의 꿈속으로 떠나는 여행’ 전경 [사진=지엔씨미디어]

 

특히 전시 막바지에 만나볼 수 있는 ‘섹션 8. 달리의 꿈속으로 떠나는 여행’ 은 화가의 삶을 따라 떠나는 예술여정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에 충격을 받은 달리는 꿈의 세계에 심취하게 된다. 무의식과 본능의 세계를 해방시키고자 한 초현실주의적인 시도를  달리는 세계적인 예술가로 명성을 얻게 했다.

 

해당 섹션에서 당시 달리의 꿈 속의 세계를 만나볼 수 있다. 플로리다의 달리 미술관을 위해 특별 제작된 실감형 멀티미디어 콘텐츠 <달리의 꿈 Dreams of Dali>이 해외에서는 최초로 상영되며, 다각형의 벽면을 에워싼 몽환적인 화면과 생생한 사운드, 달리가 끊임없이 집착하고 영감을 얻었던 밀레의 <만종> 도상들이 그의 꿈 속에서 펼치는 환상적인 풍경을 관람객에게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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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션 4. 그래픽 아티스트, 이상한 나라에서 온 돈키호테처럼’ 전경 [사진=정수연 기자]

 

■ 끊임없는 도전과 가능성

 

“평균 이상의 내가 되기 위해, 모든 사람의 기억 속에 남기 위해, 나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예술에서도 삶에서도 모든 것에 있어서 말이다.” – 살바도르 달리

 

살바도르 달리는 “예술이 인생을 지배해야 한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새로운 매체와 장르에 끊임없이 도전했다.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는 사탕 브랜드 ‘츄파츕스’의 로고를 바로 달리가 디자인했다는 사실은 이미 예술애호가들에게 유명한 사실이다. 살바도르 달리전에서는 이처럼 장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했던 달리의 도전정신을 집중 조명한다.

 

섹션 4. ››› ‘그래픽 아티스트, 이상한 나라에서 온 돈키호테처럼’ 에서는 ‘돈키호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베니스의 상인’ 등 대중에게 친숙한 문학 작품의 삽화 작가로서의 면모를 선보인다. 물감을 넣은 공기총, 물감을 묻힌 달팽이 등 평범하지 않은 방법들로 작업한 달리의 특별한 결과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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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현실주의 영화 <안달루시아의 개> 장면 [사진=정수연 기자]

 

월트 디즈니, 알프레드 히치콕 등 영화계 거장들과의 협업을 통해 탄생한 영상 작품들도 달리의 도전정신을 잘 보여주는 전시작이다. 특히 영화감독 루이스 부뉴엘과 공동 제작한 초현실주의의 걸작 <안달루시아의 개>(1929)는 예술과 상업의 경계를 무너트린 괴짜 천재 화가의 첫 발자취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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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사 혹은 ‘로스 엠보자도스’ 미켈란젤로의 로렌조 데 메디치의 무덤에 있는 로렌조 데 메디치 조각상 재해석>, 1982 / 작품의 영감을 준 로렌조 데 메디치 무덤의 조각상 사진이 함께 전시되어있다. [사진=정수연 기자]

 

■ 불멸의 거장들에 대한 경의

 

살바도르 달리 같이 자신만의 예술 언어를 가진 화가에 대해, 그들은 누구의 간섭이나 영향도 받지 않고 스스로 온전히 새로운 세계를 창조해낸 것이라 여기곤 한다. 하지만 달리는 그 누구보다 예술사적으로 뛰어난 화가들을 깊이 존경했으며, 그들을 끊임없이 분석하고 계승하고 동시에 의문을 제기하고 반기를 들며 자신의 예술적 언어를 완성해갔다.

 

달리가 직접 10년에 걸쳐 레오나르도 다빈치, 도미니크 앵그르, 피카소 등 대가들을 기법, 영감, 색감, 천재성 등의 기준으로 고심해서 점수를 매긴 흔적이 역력한 ‘예술 작가에 대한 가치 비교 리스트’ (1948) 는 이번 전시에서 가장 흥미로운 작품 중 하나이다.

 

섹션 7. ››› ‘영원불멸한 거장들의 천국’은 1980년대 달리의 후기 작품으로 구성됐다. 이 시기 달리는 특히 고전주의 미술의 거장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사 혹은 ‘로스 엠보자도스’ 미켈란젤로의 로렌조 데 메디치의 무덤에 있는 로렌조 데 메디치 조각상 재해석 The Warrior or ‘Los Embozados’. Lorenzo de' Medici after the Tomb of Lorenzo de' Medici by Michelangelo> (1982) 을 비롯하여 거장들의 작품을 달리가 새롭게 재해석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영감을 받은 원본 작품의 사진을 함께 전시하여 두 작품을 비교하며 감상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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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로의 코 주위의 탈 물질화>, 1947 [사진=정수연 기자]

 

■ 시각적 환상의 탐구와 오늘날의 메타버스

 

메타버스(Metaverse)는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 경제, 문화 활동이 이뤄지는 3차원 가상세계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비대면 서비스의 증가, 소셜 미디어 플랫폼 페이스북(Facebook)이 2021년 10월 28일 사명을 ‘메타(Meta)’로 변경하는 등 메타버스 플랫폼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메타버스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한 것은 1992년 미국 SF작가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 크래시> 속이다. 그로부터 약 50여년 전, 달리는 무중력 상태의 도상들이 캔버스 위를 떠다니거나, 기존의 착시 기법을 활용한 스테레오스코피(Stereoscopy, 3D입체효과) 기법을 도입하는 등, 마치 오늘날 메타버스 세상 속에서 펼쳐질 법한 강렬하고 환상적인 광경을 담은 초현실주의 회화작품들을 선보였다.

 

달리는 “50년을 앞서 살아온 예술가” 였으며, 피상적인 이미지의 표현을 넘어서는 작품 속을 탐험하는 공감각적인 현재와 가상의 세계를 제시한 예술적 메타버스의 탐구자로 정의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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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안 데 에레라의 “입방체 연구”에 대하여", 1960 [사진=정수연 기자]

 

특히 달리는 수학, 과학, 기하학 연구를 바탕으로 한 편집광적 비판과, 이중 이미지, 스테레오스코피, 홀로그래피, 4차원 등과 같은 다양한 기법을 통해 실험적인 시도에 몰두했다. <후안 데 에레라의 “입방체 연구”에 대하여 About the “Speech on the Cubic Form” of Juan de Herrera> (c.1960) 는 알파벳 문자로 구성된 정육면체 안에 또 다른 정육면체가 자리하고 있다. 종교적이고 철학적인 의미를 담고있는 하늘과 못의 도상과 무중력 상태의 정육면체들을 통해 독창적이고 시각적인 환상을 탐구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후안 마누엘 세비야노 살바도르 달리 재단 대표이사는 “달리는 진보적인 과학기술에 흥미를 가졌으며, 혁신적으로 상식을 깨부수는 도전을 한 예술가” 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현대인의 시각으로도 놀랍고 새로운 달리의 진보적이고 논리적인 철학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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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바도르 달리 [Photo ©Robert Whitaker / Fundació Gala-Salvador Dalí, Figueres, 2021/ 사진=지엔씨미디어]

 

몇 점의 대표작품으로만 살바도르 달리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이번 전시를 찾아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오늘날에도 예술문화 전반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거장으로서의 면모뿐만 아니라, 살바도르 달리의 한 인간으로서의 삶이 깊은 여운을 남길 것이다.

 

플로리다주 살바도르 달리 미술관 이사장 캐런 랭 존스톤(Karen Lang Johnston)은 이번 전시에 대해 “달리가 살아 있었다면 반드시 해보고 싶었을 것 같은 전시” 라고 평가하며  “회화뿐만 아니라 영상 등 다양한 장르를 통해 살바도르 달리라는 사람을 소개할 수 있어서 기쁘다” 고 전했다.

 

시대를 앞서나간 전설적인 화가 살바도르 달리 회고전은 지난 27일 오픈해 2022년 3월 20일까지 DDP 배움터 지하 2층 디자인전시관에서 열린다. 전시기간동안 휴관일 없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시설공통 방역 수칙에 따라 방문객은 접종완료자 및 증빙서류를 지참한 경우에만 입장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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