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태 기자 입력 : 2021.11.29 11:10 ㅣ 수정 : 2021.11.29 16:09
이재용 '뉴삼성' 가속… "100년 기업 도약 위한 경쟁력 강화 차원"
[뉴스투데이=박기태 기자] 삼성전자가 이재용 부회장의 '뉴삼성' 비전 실현에 가속 페달을 밟는다. 우선 글로벌 경영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 중장기 지속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인사제도를 손본다.
삼성전자는 29일 ▲승격제도 ▲양성제도 ▲평가제도를 중심으로 한 '미래지향 인사제도' 혁신안을 발표했다.
삼성전자 측은 "이번 인사제도 혁신은 나이와 상관없이 인재를 중용해 젊은 경영진을 조기에 육성하고, 인재양성을 위한 다양한 경력개발 기회와 터전을 마련하며, 상호 협력과 소통의 문화를 조성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다.
먼저 연공서열을 타파하고 나이와 상관없이 인재를 과감히 중용해 젊은 경영진을 조기에 육성할 수 있는 '삼성형 패스트 트랙'을 구현했다.
이를 위해 부사장과 전무 직급을 부사장으로 통합하고, 임원 직급 단계를 줄였다. 젊고 유능한 경영자를 조기에 배출할 수 있도록 직원 승격의 기본 조건이던 '직급별 표준 체류기간'도 폐지했다. 대신 성과와 전문성을 다각도로 검증하기 위한 승격 세션을 도입한다.
아울러 우수 인력이 정년 이후에도 지속 근무할 수 있는 시니어 트랙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고령화와 인구절벽 등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축적된 기술력과 경험의 가치가 존중받는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회사 인트라넷에 표기된 직급과 사번 정보를 삭제하고, 매년 3월 진행되던 공식 승격자 발표도 없앤다. 상호 존중과 배려 문화 확산을 위해 사내 공식 커뮤니케이션은 '상호 존댓말 사용'을 원칙으로 한다.
삼성전자는 또, 다양한 경력개발 기회를 통해 인재를 양성하고 마음껏 역량을 펼치며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사내 FA(자유 계약) 제도를 도입해 같은 부서에서 5년 이상 근무한 직원들에게 다른 부서로 이동할 수 있는 자격을 공식 부여한다. 다양한 직무경험을 통한 역량향상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차원이다.
국내 및 해외 법인의 젊은 우수 인력을 선발해 일정 기간 상호 교환 근무를 실시하는 '스텝(STEP) 제도도 새로 도입해 차세대 글로벌 리더 후보군을 양성한다.
육아 휴직으로 인한 경력 단절을 최소화하기 위해 '육아휴직 리보딩 프로그램'도 마련해 복직 시 연착륙을 지원할 예정이다.
'워크 프롬 애니웨어(Work From Anywhere) 정책'도 도입한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주요 거점에 공유 오피스를 설치하고, 카페·도서관형 사내 자율근무존도 마련한다.
상호 협력과 소통을 끌어내고 조직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해 성과관리체제도 전면 도입할 계획이다. 우선 엄격한 상대평가 방식에서 성과에 따라 누구나 상위평가를 받을 수 있는 절대평가로 전환한다.
단, 고성과자에 대한 인정과 동기부여를 위해 최상위 평가는 기존과 동일하게 10% 이내로 운영할 예정이다.
부서원들의 성과 창출을 지원하고 업무를 통한 성장을 유도하기 위해 부서장과 업무 진행에 대해 상시 협의하는 '수시 피드백'을 도입한다.
이 외에 '피어(Peer·동년배) 리뷰'도 시범 도입할 예정이다. 부서장 한 명에 의해 이뤄지는 기존 평가 프로세스를 보완하고 임직원간 협업을 장려하기 위해서다. 이 경우 일반적인 동료 평가가 갖는 부작용이 없도록 등급 부여 없이 협업 기여도를 서술형으로 작성하는 방식을 적용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번 인사제도 혁신을 통해 임직원들이 업무에 더욱 자율적으로 몰입할 수 있고, 회사와 함께 성장하는 미래지향적 조직문화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에도 100년 기업으로의 도약을 위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임직원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렴해 인사제도를 개선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미래지향 인사제도' 혁신안은 임직원 온라인 대토론회 및 계층별 의견청취 등을 거쳐 혁신 방향을 마련했으며. 최종적으로 노사협의회·노동조합, 각 조직의 부서장과 조직문화 담당자 1000여명을 대상으로 의견을 청취해 세부 운영방안을 수립했다. 적용 시점은 내년부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