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예고한 파월의 연임...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황수분 기자 입력 : 2021.11.24 10:04 ㅣ 수정 : 2021.11.24 11:41

2년물 국채금리는 0.594%까지 올라...10년물 국채금리도 1.628% 상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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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에 유임된 제롬 파월 지명자가 22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경내 사우스 코트 오디토리엄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뒤로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모습이 보인다. 파월과 함께 연준 의장 후보로 꼽혔던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연준 부의장에 지명됐다. [연합뉴스]

 

[뉴스투데이=황수분 기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차기 의장으로 제롬 파월 현 의장을 다시 지명한 것과 관련해 증권업계는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은 중립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은 연준이 내년 중순께나 가서야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예상에 힘을 싣고 있어서다.

 

국내 증권가는 24일 금융시장이 파월 의장 연임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연설과 인적 인프라 투자 법안 추진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22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파월 의장을 연준 의장에 재지명,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를 연준 부의장에 지명한다고 발표했다.

 

파월 의장의 연임 소식에 달러화와 국채금리는 연일 오름세다. 특히 전일 파월 의장의 연준 의장 연임 소식에 국채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나스닥 지수는 1% 이상 하락한 데 이어 이날(23일 현지시간)도 추가 하락했다.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0.594%까지 올라 지난해 3월 초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10년물 국채금리도 1.628%까지, 달러지수는 96.532까지 상승했다.

 

업종에서는 통신과 기술 관련주가 1% 이상 떨어졌지만 에너지와 금융 관련주는 1% 이상 올랐다. 금리 인상은 기업의 미래 현금흐름에 대한 현재 가치를 떨어뜨려 기업가치(밸류에이션)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밸류에이션이 높아진 기술주가 금리 인상에 취약, 테슬라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장중 대부분 하락하며 S&P500과 나스닥의 하락을 주도하기도 했다.

 

허율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뉴욕증시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재지명됐다는 소식에 장 초반 강세를 보였으나 차익실현 매물과 금리 상승 압박에 혼조세로 마감했다”며 “섹터별로 커뮤니케이션과 IT가 1% 이상 하락했고, 에너지와 금융은 1% 이상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업계의 한 투자전략가는 최근 금리상승은 증시에 매도 신호로 작용했고 투자자들은 고평가된 시장에서 차익을 실현할 이유를 찾았다고 전했다. 

 

에드워드 존스의 안젤로 쿠르카파스 투자전략가는 CNBC에 “장기 국채수익률이 이틀째 반등함에 따라 기술주에 압박이 가해지고 있다”며 “시장의 고성장 영역 일부에서 마진 성장이 둔화되는 모습도 감지된다”고 언급했다. 

 

파월 의장의 연임 소식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수년래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나온 얘기다. 파월 의장과 연준은 현재의 높은 인플레이션은 경제 재개에 따른 일시적 요인들에 의한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일부 비판론자들은 연준이 추세에서 뒤처질 수 있다며 서둘러 긴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파월 의장 재지명은 파월과 연준의 현 통화정책 행보를 지지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연준 의장 재지명과 관련해 성명을 내고 “만약 상원의 인준을 받게 된다면 의회가 연준에 맡긴 책무를 완수하기 위해 제 권한 내에서 모든 것을 다할 것을 서약한다”고 발언했다.

 

지난 6일 바이든 대통령은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레이얼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를 각각 면담했다. 연준 의장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왔고 연준 내 리더쉽을 인정받았으며, 무난한 정책 운용 능력도 입증됐다. 

 

파월 의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명한 인사였다. 그런데도 연일 기준금리를 인하하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이전까지 꾸준한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해왔던 인물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파월 의장의 연임이 오히려 내년 1월 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 속도 즉 매입 축소 규모가 확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시장은 평가한다”며 “파월 의장 역시 강력한 노동시장을 지원하는 동시에 높은 인플레이션이 장기화하는 것을 막기 위한 대응 수위가 이전보다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파월 의장 연임을 결정한 것은 통화정책의 연속성을 통해 변화보다 경제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 측면에서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은 중립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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