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누구냐, 넌"… 5거래일간 엔씨 주식 3500억어치 사고 판 '슈퍼 개미' 놓고 설왕설래 한창
'시세 잘 모르는 일반 투자자가 벌인 해프닝' vs. '콜옵션 행사하려 투기 세력이 벌인 계획적인 일'
[뉴스투데이=이지민 기자] 대형 게임사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 이하 엔씨)의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5거래일만에 되판 '슈퍼 개미(개인투자자)'의 정체를 두고 추측이 난무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엔씨의 주가가 갑자기 상한가를 찍는 일이 벌어졌다. 시초가 60만5000원에서 종가 78만6000원까지 30% 뛰었다. 시가총액 20위권 대형주로는 이례적인 일이다.
공교롭게도 이날 한 개인 투자자가 엔씨의 주식 약 53만주를 쓸어담았다. 엔씨 상장 주식 2195만4022주의 2.41%에 해당하는 규모다. 금액으로는 3500억원에 달한다.
시세조종 행위를 의심받는 대목이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이 '슈퍼 개미'에 대한 불공정거래 확인에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이 '슈퍼 개미'는 그로부터 4일 뒤인 지난 15일 엔씨 주식 53만주를 대부분 팔아 치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시세를 잘 알지 못하는 돈 많은 개인 투자자가 벌인 일', '투기 세력에 의한 불공정 거래' 등 두 가지 가설을 놓고 설왕설래를 벌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해당 투자자의 평균 매수 단가와 매도 단가를 알 수 없어 정확한 추정은 어렵지만 돈 많은 사람이 벌인 단순한 해프닝일 수 있다고 본다”는 의견을 내놨다. 이어 “업계 상황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엔씨가 NFT(대체 불가능 토큰) 사업 계획을 밝힌 당일 뛰어든 ‘단순 개미’일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검은 돈'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 '슈퍼 개미'가 미리 엔씨 콜옵션(옵션거래에서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을 사뒀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슈퍼 개미'는 엄청난 돈을 벌었을 수도 있다. 마침 '슈퍼 개미'가 엔씨 주식을 매수하기 시작한 지난 11일은 옵션(미리 정해진 조건에 따라 일정한 기간 내에 상품이나 유가증권 등의 특정자산을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 만기일이었다.
이게 사실일 경우 '슈퍼 개미'의 행위는 시세 조종에 해당한다.
이와 관련 한국거래소 측은 뉴스투데이에 “시장감시본부에서 모니터링 후 문제가 발견되는 경우 상위기관으로 이관한다”면서 “거래소에서 결과를 공개하는 게 투자자들의 투자 판단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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