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업이 살 길은 메타버스에 있다
[뉴스투데이=최재용 한국메타버스연구원 원장] 전 세계적으로 최근들어 메타버스(확장가상세계)와 관련한 가장 핫이슈는 단연 '페이스북'일 것이다. 지난 17년간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 업체로 자리를 지켜왔던 페이스북은 회사 이름까지 '메타'로 바꾸고 '메타버스 기업'으로 전환했다.
페이스북 창시자이며 최고 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지난달 28일 온라인으로 열린 '페이스북 커넥트2021' 행사에서 발표자로 나서 "메타버스는 우리가 시작할 때 소셜네트워킹이 그랬던 것처럼 다음 개척지"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이 메타버스 사업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를 우리 정부와 기업 등은 놓쳐서는 안 된다. 이는 단순히 겉껍데기만 바꾼 것이 아니라 송두리 채 바꿔 메타버스 시장의 중심에 서서 다시 메타버스 기업으로 세계를 주도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겼다.
이처럼 페이스북 즉, '메타'가 메타버스에 혈안이 된 것은 바로 관련 산업이 가져다주는 경제적 가치와 기술적 가치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반의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전 세계적으로 올해 460억달러(약 51조원)에서 오는 2025년 2800억달러(약 326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이 수치만 보더라도 우리 정부를 비롯해 많은 기업과 기관 등에서는 왜 메타버스 시장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가 보일 것이다.
이 어마어마한 금액을 둘러싸고 올해 국내·외를 막론하고 메타버스 관련 산업분야의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메타버스를 잠깐 떴다 사라지는 유행처럼 여기기에는 시장규모와 이용자 수, 그리고 우리 삶에 가져다주는 유용한 가치를 볼 때 규모와 영향력은 상상 이상이다.
국내 대표 메타버스 플랫폼인 네이버Z '제페토(ZEPETO)'의 경우 이미 이용자 수가 2억명을 넘어섰다. 미국 메타버스 게임 회사인 '로블록스'도 미국 증시 상장 첫날 40조원 이상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은 바 있다.
지난해 미국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는 미국 10대들이 하루 평균 156분을 로블록스에서 보낸다고 했다. 로블록스의 경우 개발자 800만명이 5000만개가 넘는 게임을 제작해왔고 지난해 127만명이 평균 1만달러(약 1188만원)를 벌었다고 한다.
이제 메타버스는 나라와 기업, 개인을 망라하고 누가 먼저 메타버스에 진입해 시장을 선점하는 가가 관건이 됐다. 현재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구 페이스북), 텐센트 등 5곳이 메타버스 시장에 뛰어들었는데 대부분 VR과 AR, MR(혼합현실), AR글라스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우리 기업과 기관 25곳도 메타버스 연합을 출범시키며 300조원 시장을 겨냥하기 시작했다. AR 관련 산업은 AR 기기가 메타버스에 접속하는 데 필수이기 때문이다.
굳이 이것이 아니라도 국내 메타버스 활용 사례들을 살펴보면 메타버스 관련 산업의 열기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최근 메타버스 기업들은 교육을 시작으로 쇼핑, 기업 업무, 엔터테인먼트, 정치, 유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하는 중이다.
지난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민·관 연합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를 출범했는데, 여기에는 현대자동차와 분당서울대병원, 네이버랩스, 맥스트, 버넥트, 라온텍, SK텔레콤(이하 SKT), KT, LG유플러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CJ ENM, 롯데월드 등이 참여했다.
이동통신사들도 메타버스 시장 선점에 뛰어들었다. SKT는 지난해 VR 휴먼 다큐멘터리 '너를 만났다'로 알려지면서 '비브 스튜디오스'와 사업 협력·지분 투자 계약을 체결했고, KT는 최근 국내 메타버스 생태계 조성을 위해 '메타버스 원팀'을 결성했다. 또한 SKT와 카카오VX는 골프 중계에 메타버스를 들여놨다.
우리의 일상과 관련해서 보면 위니아딤채는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에 '위니아 딤채 파크' 쇼룸을 열면서 디지털에 친숙한 MZ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 소비자들과 소통하며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VR 기술을 활용해 테마별 캠핑장을 열어 캠핑 간접 체험, 인기 캠핑용품 구매 가능한 비대면 쇼핑 콘텐츠를 선보인다. 롯데홈쇼핑은 이미 2018년부터 VR과 AR 등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가상체험 서비스를 선도적으로 선보이면서 디지털 전환(DT)을 서두르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모바일 TV와 연계해 '메타버스 쇼핑 플랫폼'을 마련할 예정이다. TV를 통해 구매하던 소비 패턴을 소비자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 쇼호스트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쇼핑할 수 있는 재미를 더한 것이어서 쇼핑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유통업계 또한 메타버스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메타버스 마케팅 강화 차원에서 게임 '심즈4' 안에 동탄점을 오픈했다.
BGF리테일은 네이버Z의 제페토 한강공원 맵에 'CU제페토한강점'을 열어 MZ세대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루프탑에는 한강을 바라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도록 즉석 원두커피 머신과 의자까지 설치했다.
GS리테일은 오는 11월 말 메타버스의 원조격인 싸이월드에 쇼핑 채널을 오픈한다. 세븐일레븐도 메타버스를 채용 과정에서 활용했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무역센터점 오픈 3주년을 기념해 오는 12월5일까지 제페토와 손잡고 '더 현대적인 생일선물' 이벤트를 진행한다.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른 MZ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이들에게 친숙한 메타버스를 활용한 것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이벤트 기간 동안 제페토 내 기존 쇼핑몰 월드를 현대백화점면세점 월드로 새롭게 꾸몄다.
유통업계가 메타버스에 주목하는 이유는 모든 것이 대면으로 이뤄지던 삶의 패턴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비대면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는 비대면 가상공간인 메타버스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향후에는 어떤 콘텐츠를 선보이느냐에 따라 사업 승패가 갈릴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이제 우리 기업들은 더 이상 메타버스로의 탑승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 메타버스는 이제 젊은 세대 즉 MZ세대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국가의 경제를 뒤흔들 수 있는 경제적 가치를 지니고 있고 메타버스의 발전을 위한 기술력은 바로 우리나라를 메타버스 강국으로 이끌 무기가 될 것이다.
기업들은 더 이상 주저하지 말고 서둘러 메타버스를 더 많이 연구하고 투자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메타버스 콘텐츠 개발에 박차를 가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