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성장 이후를 위한 담론 (1)] 호텔의 애프터눈 티 서비스(afternoon tea service)와 오징어게임
애프터눈 티 서비스는 유럽 부유층, 사교계 티타임 문화에서 유래 / 유명 문화체험 자체가 여행목적이 되기도... / 우리 전통문화를 널리 알리는 소재 발굴 필요
미래학자의 예견대로 산업생산시대에서 문화생산시대로의 전환은 이미 우리의 삶의 방식과 태도를 변화시키고 있다. 초연결사회, 공유된 지식과 기술, 복합 플랫폼화의 혁신은 문화생산시대의 기술적, 사회적, 문화적 자본의 역할을 담당한다. 마치 산업생산시대에 원천기술, 가격경쟁력, 유통망 확보가 핵심역량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다수의 미래학자와 글로벌컨설팅 회사들이 2050년 한국의 1인당 GDP가 미국에 이어 2위를 기록할 것이라 전망한 바 있다. 최근 한류로 대표되는 K-Culture의 신기록을 보면 이러한 전망들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는듯하다.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발명하는 것이다’라는 명언처럼 위대한 문화강국이 되기 위해 우리는 지금 어떤 시선과 노력으로 미래를 만들어야 할까? 관광 분야에서 30년 이상 일하고 연구한 우경진 교수의 지속가능한 문화관광산업을 위한 제언을 들어보자.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우경진 수원대학교 호텔관광학부 교수] 1840년대 영국의 베드포드 7세 공작부인이 시작하여 부유층 사회와 유럽의 사교계로 발전한 애프터눈 티 서비스(afternoon tea service)는 현재 선진국 및 국내의 많은 호텔에서 독특한 판매제안(USP: Unique Selling Proposition)으로 자리 잡았다.
공작부인이 초기 유행시킨 티타임은 점심과 저녁시간 사이가 길어 오후가 되면 떨어지는 에너지를 채우기 위해 예쁜 본차이나 식기에 빵과 버터를 은쟁반에 담고 다양한 홍차와 함께 즐기던 형식이었다고 전해진다.
세계 어느 나라 어느 도시보다 첨단적이고 미학적인 것을 추구하는 한국의 호텔에서는 다양한 샌드위치, 각종 케이크와 페스트리, 머핀과 크럼펫까지 제공한다.
게다가 한국인에게는 다소 밋밋한 홍차 외에도 산뜻한 샴페인이나 알코올까지 포함하여 마치 귀빈층 라운지의 풀서비스를 연상하게 한다.
• 문화적 체험, 호텔 건축양식 자체만으로도 관광객 유인
이러한 애프터 눈 티 서비스를 이야기할 때 많은 사람들이 홍콩의 페닌슐라 호텔을 떠올린다.
1층 로비에서 제공하는 티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굳이 이 호텔에 투숙하고도 최소 1시간의 기다림을 마다하지 않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문화적 이벤트를 체험하기 위해서이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시의 전통 있는 호텔들은 건축양식만으로도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고, 지역의 훌륭한 상징이 되며, 새로운 생활양식을 만들고 때로는 그 자체가 여행 목적이 되기도 한다.
• 국내호텔도 적극적인 전통 소재 발굴과 콜라보 이어져야
미국의 호텔협회에서 우수 홍보프로그램을 운영한 호텔기업에게 주는 수상프로그램을 보면, 추운 산악에 위치한 스키장호텔의 벽난로 담당자 구직 광고홍보, 로키산맥의 고도에 위치한 리조트호텔의 ‘가장 높은 곳에서 진실한 이야기를 들려줄 이야기 꾼’ 모집과 같은 이색 구인 이벤트를 통해 홍보효과를 높인 사례들이 많다.
1990년대 한국의 체인호텔들도 네델란드의 전통신발 클로그, 영국의 전통신발 길리와 같은 신발 제작을 로비에서 재현하여 방문객에게 호기심과 재미를 선사하기도 했다.
이런 의미에서 ‘호텔에서는 와인’이라는 인식을 깨고 울산의 손막걸리를 선보인 레스케이프 호텔이나 충주의 양조장에서 생산한 사과발효주를 선보이는 글래드호텔, 여름철 대중적인 빙수를 훌륭한 단품 요리로 세팅하여 궁중 사랑방에서 대접받는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상품과 서비스 조합의 획기적인 변신은 일부의 고가격논란에도 불구하고 한국 문화의 품격을 높이고 외국인에게 호감도와 한국적 연상을 강화하는데 도움이 된다는데 이견이 없을 것이다.
앞으로도 다양한 채널을 통해 우리의 전통과 현대적 취향이 결합된 새로운 놀이문화들이 더 많이 알려져서 해외 어느 특급호텔 로비에서도 오징어게임에 등장하는 ‘달고나’를 만들어주는 체험행사에 1시간 이상씩 줄서서 먹어야 하는 즐거운 시간을 상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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