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영업익 1097% 뛴 롯데주류, 신의 한 수는 'OEM'

김소희 기자 입력 : 2021.11.17 11:10 ㅣ 수정 : 2021.11.17 11:10

13분기 연속 적자 털고 3분기 흑전 성공… 119억 달성 / 곰표 등 수제맥주 OEM 사업 확대로 공장 활력 되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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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칠성음료]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롯데주류가 드디어 긴 '적자의 늪'에서 빠져나와 빛을 보기 시작했다. 식당과 주점 등 유흥 시장 대신 홈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것)과 혼술(혼자 술을 마시는 것) 트렌드에 맞춰 가정용 시장을 우선 순위에 두고 공략한 게 주효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주류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 119억원, 매출 1730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7%, 1096.8% 뛰었다. 

 

롯데주류가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한 건 지난 2017년 1분기 이후 4년여만이다. 롯데주류는 13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내면서 누적 적자 규모도 눈덩이처럼 불었다. 1860억원에 달할 정도였다. 연도별 영업손실 규모는 △2017년 420억원 △2018년 590억원 △2019년 590억원 △2020년 260억원이다.

 

이처럼 롯데주류가 적자의 늪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한 건 대표 맥주 클라우드와 피츠의 부진 탓이 컸다.

 

앞서 롯데주류는 지난 2017년 피츠를 출시하면서 충북 충주에 맥주 제2공장을 세웠다. 이를 위해 7000억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했다. 지난 2014년 클라우드를 생산하기 위해 만든 충주 1공장까지 합하면 공장 설립에만 총 9100억원을 쏟아부었다.

 

그러나 시장 상황은 롯데주류가 의도한 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국내 맥주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공장 증설을 단행했지만 클라우드와 피츠 모두 소비자들로부터 선택을 받지 못하면서 생산 설비 절반 이상이 멈춰 서는 일까지 발생했다. 

 

이에 롯데주류는 사업 전략 전면 수정에 들어갔다. 기존 유흥용 대신 가정용 맥주 시장에 힘을 싣기 시작했다. 올해부터 바뀐 주세법으로 수제맥주 OEM(주문자상표 부착방식)이 가능해진 것도 이런 전략 수정에 영향을 미쳤다.  

 

이후 롯데주류는 수제맥주 업체 세븐브로이와 제주맥주, 어메이징, 크래프트브로스, 더쎄를라잇 등과 손을 잡고 OEM 사업을 확대했다. 그러면서 멈춰있던 맥주 공장도 조금씩 제 모습을 찾아갔다. 그 중 세븐브로이와 대한제분이 협업해 만든 곰표 밀맥주가 그야말로 대박이 나면서 OEM을 맡은 롯데주류도 상승세에 함께 올라탔다.

 

곰표 맥주는 현재도 품절 대란의 주인공이 될 만큼 소비자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아울러 롯데주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등으로 모임·회식 등이 불가한 상황을 타파하고자 올해초부터 가정용 시장 공략에 고삐를 죘다.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 위해 대표 소주 처음처럼과 클라우드를 리뉴얼하는 가 하면 롯데푸드 빠삐코 아이스크림과 협업해 초콜릿 색깔의 소주 '처음처럼 빠삐코'도 내놨다.

 

이 외에 지난 1일 시행된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정책으로 연말 회식과 송년 모임이 다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유흥 시장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주류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 통화에서 "올해 초 처음처럼과 클라우드를 리뉴얼하는 등 소비자 니즈에 맞춘 제품들을 선보였는데 앞으로도 이쪽에 무게 중심을 둘 계획"이라며 "연말이라고 해서 대면판촉 마케팅을 하기보다는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마케팅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존엔 식당이나 술집 등 유흥 채널을 통해 술 소비가 됐다면,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술 소비의 장이 가정 등으로 변화됐다"며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흐름으로 언제 돌아갈지 모르겠지만 앞으로의 상황을 보고 전략 방향을 결정할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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