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복용 어려움 사라지나… 셀트리온 '붙이는 치매 치료제', 세계 첫 규제기관 허가
[뉴스투데이=박기태 기자] 고령의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등에게 희소식이 전해졌다. 먹지 않고 파스처럼 피부에 붙이는 치료제가 조만간 출시될 것이라는 소식이다. 효과도 비슷하다고 한다. 지금까지 고령 환자 등은 경구용(먹는)으로만 치료를 받아야 했기에 힘든 복용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셀트리온은 도네페질(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패취제(붙이는 흡수약) '도네리온패취'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획득했다고 5일 밝혔다. 도네페질 패치제가 규제기관의 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세계에서 처음이다.
셀트리온의 '도네리온패취'는 하루 1회 복용하는 경구용 도네페질을 주 2회 피부에 부착하는 형태로 바꾼 신약이다. 경구용(먹는) 치료제보다 복약에 저항이 덜하고 편의성이 높다는 특징이 있다.
앞서 셀트리온은 지난 2017년 6월 아이큐어와 손잡고 '도네리온패취'의 공동개발을 진행해왔다. 이후 우리나라뿐 아니라 대만과 호주, 말레이시아 등 4개국에서 경증~중등증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 약 400명을 대상으로 임상 3상을 진행해 통해 도네리온패치의 허가 근거를 마련했다.
임상 3상에서는 경증~중등증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들의 기억과 언어, 재구성, 행동 등을 다루는 대표적 표준 도구인 'ADAS-cog'를 1차 유효성 평가변수로 설정해 경구용 대비 패취제의 비열등성(치료 효능이 나쁘지 않은 성질)을 확인하는 결과를 얻었다.
지금까지 도네페질은 제형 개발의 어려움으로 경구용으로만 상용화돼 있다. 그런만큼, 패취제 출시는 삼키는 데 어려움을 겪는 고령 환자 등에게 새로운 옵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셀트리온은 '도네리온패취'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출시하는 만큼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조사 기관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국내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총 매출은 약 2900억원으로, 이중 도네페질 성분의 비중이 80%(약 2300억원)나 된다.
게다가 국내 치매 치료제 시장은 연평균 8.6% 성장해 오는 2025년에는 36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현재 30억달러(약 3조5517억원) 규모인 글로벌 시장도 고령화로 인해 빠르게 커질 전망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도네리온패취'가 세계 최초의 도네페질 패취제로 지위와 우선권을 확보하면서 약의 효능효과 만큼이나 복약 순응도와 편의성 향상을 강조하는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 시장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도네페질 패취제의 상용화를 서둘러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와 가족들이 빠른 시일 내 새로운 치료 옵션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셀트리온은 지난 8월 아이큐어와의 계약으로 '도네리온패취'를 약 12년간 국내 독점으로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공동개발사인 아이큐어는 '도네리온패취'의 생산·공급을 담당하며 시장에서 빠르게 안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