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GM은 시대정신의 산물, 이제 필요한 것은 기업가정신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광주형 일자리사업의 결실로 국내에서 23년 만에 건설된 완성차 공장이다. 사업구상단계부터 제기되어온 난관을 극복하고 기대와 우려 속에 본격 양산에 들어가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보이고 있지만 미래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 GGM의 지속발전을 위한 과제, 나아갈 방향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뉴스투데이=최봉 산업경제 전문기자] ‘광주형 일자리’ 마련을 위해 광주시와 현대자동차가 함께 만든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지난 9월 15일 역사적인 1호 차 캐스퍼(CASPER) 생산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양산에 들어갔다.
차명 캐스퍼(CASPER)는 스케이트보드를 뒤집어 착지하는 캐스퍼(Casper)에서 영감을 받았으며 이는 새로운 차급과 우수한 상품성으로 기존 자동차 시장의 판도와 고정관념을 바꿀 것이라는 현대차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캐스퍼는 9월 29일 공식 출시되었는데 사전 계약 첫날인 14일 1만8940대, 그리고 보름동안 진행한 사전 계약에서 총 2만3766대를 기록하면서 올해 생산 목표(1만2000대)의 두 배를 달성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 광주형 일자리는 시대정신
광주형 일자리는 흔히 ‘시대정신’이 반영된 이번 정부의 대표적인 사업으로 평가된다.
시대정신(Zeitgeist)은 한 시대의 지배적인 지적·정치적·사회적 동향을 나타내는 정신적 경향을 의미하며, 여기에 다양한 철학적 정의가 부가되었지만, 오늘날에는 단지 그 시대 특유의 사회적 상식을 가리키는 용어로 쓰이기도 한다.
광주형 일자리를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시대정신은 지역경제 활성화, 노사 상생, 동반성장 등과 같은 현안일 가능성이 높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광주광역시 제조업 취업자 수는 2013년 11만1000명에서 2021년 상반기 10만명으로 감소하였다. 자동차 관련 산업 취업자 수는 같은 기간 2만1000명에서 1만7000명으로 줄었다.
반면에 경기도는 같은 기간 제조업은 115만5000명에서 136만2000명, 자동차 관련 산업은 9만명에서 10만7000명으로 증가하였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산업현황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지표다.
• 상생형 일자리 마련...이제는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해야
광주형 일자리사업은 상생형 지역 일자리로 연봉을 낮추는 대신 고용을 늘려서 일자리를 나누는 모델이다.
GGM 전체 노동자 평균 초임이 주 44시간 기준 연 3500만원 선으로 설계되었으며, 생산직은 3000만원 정도로 동종업계 노동자 초임의 절반 수준이다.
현재 1교대 기준 운영인력 500여명이 채용되었으며 1000명 정도의 정규직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GGM은 23년 만에 국내에 건설된 완성차 공장으로 자동차산업의 특성상 주변지역 부품업체의 동반성장, 이에 따른 일자리 창출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이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는 기대치이며 현재는 완성차-부품업체 현지조달 체계를 충분히 갖추고 있지 못한 상황이다.
시대정신이 반영되어 출범한 광주형 일자리 사업은 이제 ‘기업가정신’으로 관심을 돌려야 한다.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은 혁신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한 생산 활동을 통해 기업을 성장시키려는 도전 정신이다.
광주형 일자리가 추구하는 가치도 혁신공장이다. ‘캐스퍼’에 그 의지가 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