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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노믹스는 어떻게 일본 직장인들을 가난하게 만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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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원 기자
입력 : 2021.11.04 08:04 ㅣ 수정 : 2021.11.04 08:04

직장인 평균임금 3만8500달러로 OECD 최하위그룹으로 추락, 한국 4만2000달러 비해서도 낮아 일본인들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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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직장인의 삶은 아베 전 총리 집권이후 계속 내리막이다. [출처=일러스트야]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공표한 2020년 일본 직장인의 평균임금은 3만 8515달러로 미국(6만 9391달러)의 절반 수준에 그치며 30위를 기록했다.

 

일본이 항상 비교대상으로 삼는 독일(5만 3745달러), 프랑스(4만 5581달러), 영국(4만 7147달러) 등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고 한국(4만 1960달러)에게도 추월당하면서 이제 평균임금만으로는 OECD 최하위 그룹에 속해있는 실정이다.

 

무엇이 세계적인 경제대국 일본을 이토록 가난하게 만들었을까. 히토츠바시대학(一橋大学)의 노구치 유키오(野口 悠紀雄) 명예교수는 2012년 말부터 시작되었던 아베노믹스로 인한 엔화가치 하락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한다.

 

실제로 아베 신조가 제 96대 총리에 취임하기 직전이었던 2012년의 일본은 1달러에 79엔이라는 유례없는 엔고(円高)현상에 놓여있었다. 1달러에 87엔 후반을 기록했던 2010년의 일본 직장인 평균임금은 3만 8085달러로 10년 후인 2020년과 크게 차이가 없었지만 당시의 엔화가치를 고려한 구매력을 반영하면 세계 5위라는 높은 수준을 자랑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아베 총리의 취임과 함께 일본 은행이 화폐를 무제한으로 찍어내기 시작하면서 엔화 가치는 급격히 떨어졌고 2015년에는 1달러에 무려 121엔까지 환율이 인위적으로 내려갔다.

 

만약 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면 일본제품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내려갔으니 수출이 늘면서 다시 엔화의 가치는 높아졌을 것이고 일본 기업들은 기술혁신을 통해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방법으로 계속 이윤을 창출했을 것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더 많은 화폐발행으로 엔고현상을 억제했고 기업들 역시 생산성 향상이라는 어려운 길보다는 정부정책에 편승하는 손쉬운 이익을 취하기 바빴다. 노구치 교수는 이를 기업들이 수술 없이 진통제라는 마약에 의지했다고 표현한다.

 

결국 아베노믹스는 기업들에게 많은 이익과 높은 주가를 안겨주었지만 그 사이 일본 직장인들의 평균임금은 계속 제자리에 머물렀고 여기에 엔저(円低)현상으로 구매력은 오히려 떨어지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삶은 더욱 빈곤해졌다.

 

참고로 OECD의 기록을 보면 2000년에서 2020년까지의 20년 동안 한국 직장인들의 실질 임금은 1.45배가 늘어나며 가히 폭발적인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의 1.2배 정도와 비교하더라도 단연 높은 수준인데 같은 기간에 일본은 과연 얼마나 올랐을까.

 

정답은 겨우 1.02배였다. 한국이 빠르게 변화하는 와중에 왜 일본의 풍경은 90년대에서 바뀌지 않았는지, 일본 젊은이들이 왜 중장년층에게 반감을 가지는지, 아베노믹스가 일본을 어떻게 망가뜨려 놓았는지 설명하기에 부족함 없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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