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점뉴스] 노력 만큼 좋은 성적 못 거둔 게임업계 'ESG 경영'… S '0', A+ '0', A는 엔씨 유일
후원금 전달·묘목 기부 등 노력했는데… E 분야 성적은 여전히 저조 / 넷마블·컴투스·웹젠·위메이드 등 줄줄이 D… 최고점 엔씨도 B+ 그쳐 / 업계선 "저조한 성적에 소홀할 게 아니라 더 지속적 관심·노력 필요"
[뉴스투데이=이지민 기자] 국내 게임사들은 올해 어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평가 성적표를 받아들었을까. 올해들어 ESG 경영과 관련해 다양한 시도를 펼쳤던 만큼, 좋은 결과물을 손에 쥘 것이란 기대가 컸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종합 'A(우수)' 등급을 받은 게임사는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가 유일했다.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한국기업지배구조원(KGCS)의 ESG 경영 평가에서 국내 게임사 중 엔씨소프트만 종합 A등급을 받았다. KGCS가 평가하는 ESG 등급은 △S(탁월) △A+(매우 우수) △A(우수) △B+(양호) △B(보통) △C(취약) △D(매우 취약) 등 7등급으로 나뉜다. 그중 A 등급은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적절히 갖추고 있으며, 비재무적 리스크로 인한 주주가치 훼손의 여지가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B+ 등급에서 1단계 오른 A 등급을 받은 건 올해들어 공격적인 ESG 경영 행보를 보여줬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엔씨소프트는 지난 3월 게임업계 최초로 ESG경영위원회를 신설하고, 8월에는 ESG 보고서 ‘엔씨소프트 ESG 플레이북 2020’을 발간하는 등 ESG 경영에 있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부문별로 보면, 환경(E) 부문의 경우 지난해 D 등급에서 3단계 상승한 B+ 등급을, 사회(S) 부문은 B+ 등급에서 1단계 오른 A 등급을 받았다. 지배구조(G) 부문은 전년과 같은 A 등급을 유지했다.
하지만 그 뿐이었다. 넷마블(대표 권영식, 이승원)이 전년도 B 등급보다 한 단계 상향된 종합 B+ 등급을 받았지만, 컴투스(대표 송재준, 이주환)와 웹젠(대표 김태영), 위메이드(대표 장현국), 펄어비스(대표 정경인), 더블유게임즈(대표 김가람) 등 대다수의 게임사들은 B 등급에 그쳤다.
특히 국내 게임사들은 E 부문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게임사 중 ESG 성적이 가장 좋았던 엔씨소프트 조차도 E 분야에서는 B+ 등급을 받았다. 넷마블과 컴투스, 웹젠, 위메이드, 펄어비스, 더블유게임즈 등은 D 등급을 기록했다.
더욱이 올해 가장 집중한 게 E 관련 분야였기에 아쉬움이 더 컸다. 실제 컴투스는 세계자연기금(WWF)에 환경 개선 사업 지원을 위한 후원금을 전달하고 사내 캠페인을 실시했고, 펄어비스는 ‘검은사막’과 ‘검은사막 모바일’ 글로벌 이용자들과 손잡고 산불 피해를 입은 터키에 묘목 7000그루를 기부하는 등 환경 경영을 실천하기 위한 행보를 보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ESG 평가 결과에 대해 실망하기 보다는 다시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기로 바라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다. 국내 게임사들이 ESG 경영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기간이 짧았던 만큼 ESG 경영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게임사를 비롯해 IT 업종에서 ESG 경영의 중요성을 인식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면서 “특히 E 부문은 게임업계와 관련이 없다고 보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에 이렇게 초반 난항을 겪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해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을 받았다고 해서 ESG 경영을 소홀히 할 것이 아니라 업계에서 더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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