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축하 말 듣고 관두는 신입직원들 급증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10월에 들어서며 일본 기업들이 내년 신입사원들의 합격을 공식적으로 축하하는 자리인 내정식(内定式)을 전국 각지에서 개최했다. 다만 올해도 계속되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 내정식을 선택하는 모습이었다.
취업정보회사 가쿠죠(学情)의 9월 조사결과에 따르면 내정식을 온라인으로 실시하겠다고 답한 채용담당자는 총 35.4%로 작년의 26.6%보다 늘어났고 반대로 오프라인으로 실시하겠다는 응답은 작년 41.4%에서 올해 33%로 줄어들었다.
이에 대한 원인으로 가쿠죠 측은 재택근무의 정착과 일본 정부의 긴급사태선언을 지목했다.
하지만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내정식까지 모두 마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합격자들을 바라보는 기업들의 불안과 긴장은 계속되고 있다.
화면 너머로나마 합격축하까지 받고도 마지막에 입사를 취준생들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에게 채용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My Refer가 코로나 1년차에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복수의 기업들로부터 합격통보를 받은 취준생의 절반 이상이 10월 내정식이 끝난 후에 최종적으로 입사할 기업을 선택하겠다고 응답했다.
합격자들은 ‘온라인 취업활동으로 (어느 기업에 입사해야 할지) 판단할 정보가 부족하다’, ‘오히려 기업들이 내정식 후에 합격취소를 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입사하지 않을 기업들의 합격 축하자리에 억지로 참석하였는데 My Refer 측은 올해 취준생들의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예상했다.
내정식 후의 합격취소로 채용담당자들을 절망에 빠뜨리는 취준생들이 늘어나는 가장 큰 원인은 온라인으로 바뀐 취업환경 탓이 크다.
취업정보사이트 마이나비가 올해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기업관계자와 단 한 번도 만나지 않고 합격통보를 받은 취준생은 두 명중 한 명인 50.2%에 달했다. 작년의 38.3%보다 더욱 늘어난 결과다.
덕분에 합격자들이 언제 도망갈지 모른다는 생각에 기업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커져가고 있다. 설문에 응한 한 채용담당자는 ‘올해만 해도 4월 입사식 직전에 합격취소 연락을 받은 적이 있었다’며 ‘(합격한 학생이) 정말 입사할 것인지 마지막까지 알 수 없어 두근거림에 잠이 오지 않는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취업정보사이트 디스코(ディスコ)는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가 공식적으로 정해놓은 신입사원 채용스케쥴을 기업들이 경쟁하듯 지키지 않는 상황에서 내정식의 의미도 점차 흐려지는 것이라 분석했다.
이에 대한 결과로 예전처럼 늦어도 내정식까지는 입사할 기업을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도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디스코가 작년 10월에 실시한 조사결과를 보면 입사할 기업을 내정식이 아닌 연내 또는 대학졸업 때까지 결정하겠다는 답한 취준생은 11.3%로 2019년보다 3.3포인트 상승했다.
결국 일본 기업의 채용담당자들은 온라인이나마 강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는 내정식을 준비하여 진행하는 것은 물론이고 내년 4월까지 합격자들과 연락을 계속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 마련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