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압박·잦은 야근·부당 인사에 퇴사자 속출“… 게임회사 내부자 폭로
[뉴스투데이=이지민 기자] “단기 성과 등 실적 압박과 잦은 야근, 업무 반복이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문제 개선을 위해 이의를 제기하면 객관적인 기준 없이 평가 등급이 절하된다.”
스마일게이트 계열사 스토브에서 부당한 인사 평가 등으로 퇴사자가 속출 중이라는 내부자 폭로가 나왔다.
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이하 환노위)가 고용노동부(고용부)를 대상으로 진행한 국정감사(국감)에서 증인으로 나선 스마일게이트스토브(대표 한영운) 전 직원 남영미씨는 “최근 퇴사자가 속출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스마일게이트스토브는 스마일게이트그룹의 자회사로, 차세대 게임 소셜 플랫폼 ‘스토브’를 운영한다.
이날 환노위 국감에서 임종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스마일게이트스토브의 고용보험 신규 취득 및 상실 인원 현황을 공개하면서 “지난 1년8개월간 60%의 노동자가 회사를 떠났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최근 IT 업종에서 실적 압박과 불합리한 성과 평가를 이용한 괴롭힘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며 “이러한 괴롭힘은 폭언, 욕설만큼이나 당사자에게 정신적 고통을 안겨줄 수 있어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직장 내 괴롭힘을 겪었다”는 남영미씨를 증인으로 불러냈다.
이후 증인석에 선 남씨는 자신이 상급자에게 이의 제기를 하는 녹취 파일을 공개했다. 해당 파일에는 인사평가에서 최하 등급인 D를 받은 남씨가 상급자에게 “이게 권고(사직)의 의미도 있는 것이냐”고 묻는 내용과 이에 상급자가 “권고의 의미도 있다”고 답한 내용이 그대로 담겼다.
남씨는 “이의 제기 과정을 거치면서 정신과 진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면서 “퇴사자 중에는 팀원들이 다 보는 앞에서 손가락질을 받고 직위 해체를 당한 뒤 모욕감에 퇴사한 경우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런 방식으로 4명 이상이 퇴사하거나 전환배치됐다”면서 “좁은 업계 특성상 보복을 당할까 두려워 문제제기를 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남씨의 폭로를 모두 들은 안경덕 고용부 장관은 “사안별로 사실관계와 맥락을 살펴봐야 할 문제”라면서 “300인 이상 ICT(정보통신기술) 업종 204개사를 대상으로 특별 근로감독을 진행하면서 장시간 근로뿐 아니라, 조직문화 진단 부분도 함께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스마일게이트 측은 “남씨는 올해 인사평가에 이의제기를 하며 사측과 8차례 면담을 진행했고,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직무전문가 자문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여 인사평가를 D에서 C로 상향하는 것에 합의했다”며 “그러나 국감을 앞둔 지난달 28일 남씨가 사측의 윤리경영신고 채널을 통해 ‘직장 내 괴롭힘’ 문제를 신고했다”고 밝혔다.
스마일게이트는 현재 남씨가 신고한 내용이 사실인 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내부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한편, ‘직장 내 괴롭힘’은 비단 스마일게이트만의 문제가 아니다. 또 다른 게임 개발사 크래프톤(대표 김창한) 역시 ‘직장 내 괴롭힘’으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앞서 크래프톤의 한 직원은 지난 6월 야근을 강요 받고 폭언을 당했다는 이유 등으로 고용부 서울동부지청에 진정서를 접수한 바 있다. 크래프톤은 이뿐 아니라 주 52시간제 위반과 포괄임금제 유지 등 고용 문제로 꾸준히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런 탓에 게임 업계에 ‘직장 내 괴롭힘’이 만연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환노위는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를 국감 증인으로 신청했다. 다만 실제 참석 여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