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스타벅스 ‘리유저블 컵’ 이벤트에 소비자는 ‘방긋’ 직원은 ‘눈물’… 왜?

김소희 기자 입력 : 2021.09.30 16:23 ㅣ 수정 : 2021.09.30 16:25

소비자는 ‘공짜 컵’에 긴 시간 기다리며 열띤 호응 보냈지만… / 직원들은 인원 감축 탓에 1명이 3명 몫 해야… "쉴 새 없었다" / "한국 현실 고려 않은 채 수퍼바이저 대대적 감축" 볼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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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소비자에게 제공된 리유저블 컵 [사진=스타벅스커피 코리아]

 

[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스타벅스커피코리아(대표 송호섭, 이하 스타벅스)가 지난 28일 하루동안 펼친 ‘리유저블(재사용) 컵’ 증정 이벤트에 소비자들은 1시간을 기다리면서까지 참여하며 열띤 호응을 보였다. 하지만 음료를 제조해야 하는 파트너(직원)들은 인원 감축으로 1명이 3명의 몫을 하며 음료 650잔을 쉴 새 없이 만들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지난 28일 하루 동안 50주년 기념으로 음료를 주문하면 다회용 컵에 담아주는 ‘리유저블 컵 데이’ 이벤트를 진행했다. 스타벅스는 사이렌 오더 주문 제한과 동일하게 1회에 최대 20잔까지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그동안 제주 지역 매장 4개 지점에서만 일회용 컵 없는 매장을 운영해 리유저블 컵을 운영해 제주 지역을 방문하기 어려운 소비자들은 이번 기회에 다회용 컵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셈이었다. 

 

또 스타벅스 리유저블 컵은 중고거래 앱 당근마켓에서 3000원에서 5000원 사이에 판매되고 있어 되팔기도 가능해 소비자들이 몰릴 수밖에 없었다. 

 

소비자들은 ‘공짜 컵’에 웃음 지었지만, 쉴 틈 없이 음료를 제조해야 했던 파트너들은 인터내셔널 분야에서 근무하고 있는 감독이 “수퍼바이저(매니저급)이 너무 많다”라고 말한 탓에 대대적인 수퍼바이저 감축으로 1명이 3명의 몫을 해내야 했다. 

 

이 같은 사실은 29일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앱(APP) 블라인드에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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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직원 A씨가 블라인드 앱(APP)에 올린 글 [사진=블라인드 갈무리]

 

‘한국은 참 서비스직 종사자들에게 각박하다’라는 글을 올린 스타벅스 직원 A씨는 뉴스투데이에 “한국의 현실은 조금도 고려하지 않은 채 대대적인 수퍼바이저 감축을 시행했고, 눈 가리고 아웅 식인 진급 전형은 주기적으로 열렸지만 T.O가 부족하다는 핑계로 매번 뽑지 않았다”며 “친구들이 떠나간 빈자리를 1인 3역쯤 해가며 감당하던 기존 매니저급 이상은 점점 몸과 마음의 병을 얻어 회사를 떠났다”고 호소했다. 

 

또 A씨는 “얼마전까지만 해도 경력자가 나가면 신입으로라도 채워졌는데, 요즘엔 지원자가 예전에 반도 안 된다”라며 “회사는 무턱대고 일만 벌여놓고, 평소보다 매출 증가가 대폭 예상돼 근무 인원을 충분히 배치하라고 하는데 늘릴 사람이 없는데… 우리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이날 1개 매장당 제조해야 할 대기 음료는 100잔 이상이었다. 소비자가 몰린 매장은 650잔을 기록하기도 했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지난 27일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근로복지공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스타벅스 노동자 613명이 정신질환으로 진료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2016년 172명, 2018년 411명, 2019년 575명을 기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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