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실업, 女 경력단절, 자영업 포화, 성장 멈춘 中企… 韓 고용시장 5대 특징

박기태 기자 입력 : 2021.09.09 15:51 ㅣ 수정 : 2021.09.09 16:48

한경연 분석 결과… 정규직 과보호도 지적 / "노동규제 완화 등 통한 일자리 확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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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투데이DB]

 

[뉴스투데이=박기태 기자] 직업을 구하려고도 하지 않는 청년(15~29세) 구직단념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 고용률도 42.2%로, G5(미국·영국·프랑스·독일·일본) 국가 평균 56.8%보다 14.6%p 낮았다. 

 

여성 고용률 역시 부진했다. 우리나라 여성 고용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59.0%)보다 2.3%p 낮은 56.7%에 그쳤다. 

 

자영업자들은 수익성이 낮은 도소매·숙박·음식 등 생활밀접업종에 집중돼 있었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OECD 통계와 통계청 데이터 등을 활용해 우리나라 고용시장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용시장은 여타 OECD 국가와 비교해 △청년실업 △여성 경력단절 △자영업 포화 △성장 멈춘 중소기업 △정규직 과보호 등 5대 특징을 갖고 있었다.

 

먼저 우리나라 청년의 경제활동참가율(생산 가능 인구 대비 경제 활동 인구의 비율)은 46.4%로, G5 국가 평균(62.5%)에 한참 못 미쳤다. 

 

청년층 4명 중 1명은 사실상 실업 상태로 청년 체감실업률은 25.1%에 달했다. 청년 구직단념자는 지난해 기준 21만9000명으로 5년전인 2015년(18만5000명)과 비교해 18.3%나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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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경연]

 

청년들의 구직단념 이유는 '원하는 임금 수준이나 근로조건이 맞는 일거리가 없을 것 같아서'가 33.8%로 가장 많았다.

 

한경연은 "양질의 일자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구직단념 청년들이 급증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여성의 경우에는 경력단절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35~39세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60.5%에 그쳤다. OECD 평균은 72.4%로, 터키와 멕시코만 우리보다 낮았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여성 비(非)경제활동인구의 65.0%는 육아 및 가사 상태에 있었다. 이들이 활용할 수 있는 여성 시간제 일자리는 부족했다. 전체 근로자 중 여성 시간제 고용 비중을 살펴보면 우리나라는 9.3%로 OECD 평균 11.2%보다 낮았다. 

 

한경연은 "시간제 고용 등 다양한 근로 형태를 지원해 더 많은 여성들이 경력단절 없이 경제활동에 참가할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자영업자 비중은 24.6%로, OECD 국가 35개국 중 콜롬비아와 멕시코, 그리스, 터키, 코스타리카에 이어 6번째로 높았다.   

 

한경연은 "대개 자영업자 비중은 소득이 증가할수록 하락하는데, 우리는 예외적으로 높은 편이다"며 "G5 국가의 경우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자영업 비중이 추세선(1인당 GDP와 자영업 비중 관계)보다 낮은 수준이다"고 짚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추세선을 따른다면 약 18.7%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영업 업종이 일부 업종에 집중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국세청 통계를 통해 자영업자들의 운영하는 업종을 살펴보면 생활밀접업종이 43.2%에 달했다. 생활밀접업종은 진입장벽이 낮은 반면 수익성이 일반 산업에 비해 떨어진다. 신생기업 5년 생존율도 낮다. 

 

특히 영세 자영업자가 많이 속해 있는 숙박 및 음식점업의 경우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1.24%, 5년 생존율이 20.5%로 전 산업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직원을 둔 자영업자가 최근 2년간 연평균 8.8% 감소하는 등 자영업의 고용 창출 능력이 하락하고 있는 것도 우려 요인이다. 

 

한경연은 "자영업자들의 경쟁력 제고와 보다 수익성이 높은 업종으로 전환할 수 있게 자영업자들을 위한 직업 교육과 훈련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대기업 수가 G5 국가에 비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 경쟁력이 높은 독일의 경우 1만개 기업 중 44개가 대기업인데 반해 우리는 9개 수준이었다. 

 

대기업 수가 적다보니 중소기업 종사자 비중이 86.1%로 G5 국가 평균 53.6%에 비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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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한경연]

 

한경연은 "중소기업이 글로벌 대기업까지 성장하기 위해 총 275개의 규제에 직면한다"며 "기업 규모에 따른 차별 규제를 해소하고 중소기업이 중견‧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 노동생산성은 28.7%로 OECD 평균(64.8%)을 하회하는 만큼, 중소기업 근로자에 대한 직원 훈련 등 인적·자본 투자와 연구개발(R&D) 지원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는 또 정규직 해고규제 유연성 순위가 OECD 37개국 중 20위에 불과하고, 법적 해고비용도 1주일 급여의 27.4배로 G5 국가에 비해 크게 높았다.

 

그런만큼 해고 규제 완화 등 노동시장 유연성을 높여 기업들의 고용 창출 여력을 높여야 한다는 게 한경연의 주장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청년 실업, 여성 경력단절, 영세자영업 포화, 높은 중소기업 고용 비중, 정규직 과보호 등 5가지 특징이 말하는 바는 결국 일자리 확대"라며 "노동 규제를 완화해 기업 고용 부담을 완화하고, 보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중견기업·대기업으로 성장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게 기업 규모가 커짐에 따라 부가되는 차별 규제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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