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신간] 박종수 박사의 ‘현대 북러관계의 이해’
30여년간 대러 외교안보 현장 오가며 쌓아온 실무적 경험과 학문적 지식 융합된 학술개론서
[뉴스투데이=김한경 안보전문기자] ‘현대 북러관계의 이해’는 30여년간 대러 외교안보 현장을 오가면서 쌓아온 저자의 실무적 경험과 학문적 지식이 융합된 학술개론서이다. 저자는 러시아(구 소련)가 미국과 함께 한반도 해방과 분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국가로서, 남북한 분단의 ‘책임’과 통일의 ‘의무’를 외면할 수 없는 ‘대주주’라고 말한다.
저자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자 러시아를 다시 주목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그 이유를 아직까지 우리가 써보지 못한 카드는 ‘러시아’뿐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그는 “우리 눈앞에 보이는 나라는 미국과 중국뿐이며 러시아에 대한 착시와 오판은 여전히 진행형”이라며 러시아 공부를 시작하던 1981년 당시 초심으로 돌아가 이 책의 ‘영끌 집필’에 착수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 책은 1940년 김일성의 러시아 하바로프스크 88여단 시절부터 2020년 현재 김정은의 3대 세습에 이르는 북러관계 80년을 공시적·통시적으로 다룬다. 러시아는 북한의 이념적 토대부터 하나의 국가로 건설되기까지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했던 후견국으로서, 두 나라는 탈냉전으로 한 때 소원했지만 푸틴 등장 이후 기존의 동맹관계를 급속히 회복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우리는 북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과 중국이 중재자 역할을 하길 원한다. 하지만 저자는 러시아가 북한의 핵개발에 직접 관여했으면서도 이를 중단시켜야 하는 이중적 입장이어서 북핵문제 중재자로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우리가 북러관계에 대한 ‘몰이해’ 때문에 외교적 오판과 시행착오를 반복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이 책은 북한 지도층이 식량문제에 있어서는 중국에 의존하지만, 신변이나 체제의 불안을 느끼면 러시아로 달려가는 관행이 지속돼왔다는 점을 우리에게 상기시킨다. 그리고 향후 북러관계가 동북아 역학구도에서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러시아가 한반도 주변강국으로서 북한의 체제 안정과 핵문제 해결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주목하고 있다.
저자인 박종수 박사는 서강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 후 영국 런던대를 거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국립대에서 국제경제학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주러시아 한국대사관 공사, 서강대 겸임교수, 대통령 직속 북방경제협력위원회 전문위원을 역임했다. 현재 동북아공동체문화재단 상임대표, 국회 사무처 유라시아21 부이사장을 맡고 있는 국내 최고의 러시아 전문가이다.
한반도의 지정학·역사적 특수성을 고려해 주변국 간의 역학관계를 조화시키는 외교정책이 중요한 시점에서 이 책은 객관적인 지표와 함께 북러관계를 바라보는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할 것이다. 러시아 및 북러관계 연구자는 물론 동북아 안보, 한반도 평화, 북핵 문제, 남북러 3각 협력 등에 관심이 있는 모든 분들께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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