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일본에선(482)] ‘국민을 속였다’ 람다 변이를 7월에 확인하고도 올림픽 때문에 쉬쉬한 일본 정부
정승원 기자 입력 : 2021.08.17 10:14 ㅣ 수정 : 2021.08.17 10:16
람다 변이바이러스 7월 확인하고도 올림픽 피해볼까 보름 이상 은폐한 정부에 일본국민들 분노 폭발
[뉴스투데이/도쿄=김효진 통신원] 도쿄올림픽을 개최하더라도 일본 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가 증가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 호언장담하던 일본 정부였지만 신규 확진자가 하루 2만 명을 넘어서고 도쿄 내의 델타 변이 양성률이 80%에 육박하자 일본 방역정책의 실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들이 점차 커져갔다.
그리고 지난 13일 도쿄올림픽 관계자를 통해 람다 변이 바이러스가 일본에 처음 유입된 사실을 일본 정부가 7월에 확인하였음에도 도쿄올림픽을 위해 보름가량 은폐했다는 언론보도가 나오면서 스가 정권에 대한 일본인들의 분노가 절정에 다다르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인 코로나 재확산의 중심에 있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와 감염력이 동등하거나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 페루발 람다 변이 바이러스가 일본에 들어온 것은 7월 20일 하네다공항으로, 공교롭게도 도쿄올림픽 관계자가 연관되어 있었다.
해당 관계자는 외국국적의 30대 여성으로 일본을 방문하기 전에 페루에 머물렀던 이력이 있었고 하네다공항 검역소에서 양성판정을 받아 격리된 후에는 일본 국립 감염증연구소가 람다 변이 바이러스를 공식 확인하였다.
하지만 후생노동성이 이를 발표한 것은 도쿄올림픽 폐막이 이틀 남은 8월 6일로 람다 변이 바이러스를 확인하고도 2주 가량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 드러났다. 그마저도 언론사의 문의를 받아 람다 변이의 존재를 답변한 것이 8월 6일이고 유입된 계기가 올림픽 관계자라고 밝힌 것은 도쿄올림픽이 모두 끝난 8월 13일이었다.
때문에 코로나 바이러스, 특히 변종 바이러스로 인한 재확산에 모두가 민감한 상황에서 정부 관계자들이 도쿄올림픽을 치루기 위해 해당 사실을 일부러 은폐한 것이라는 이야기가 언론과 SNS를 통해 빠르게 퍼져나갔다.
이에 대해 후생노동성 검역소업무관리실 측은 공표가 늦어진 이유가 람다 변이를 국립 감염증연구소가 우려(VOC)단계로 분류하지 않아 발표의무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답했지만 여론은 이미 은폐설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일본 네티즌들은 "그래서 물어보기 전까지 발표하지 않았구나" "도시락 하나 관리 못하는 바보 같은 조직위원회답다"는 비난 의견들을 쏟아내는 동시에 당장 24일부터 2주간 진행될 도쿄 패럴림픽이 코로나 확산세에 얼마나 더 기름을 부을지 걱정하고 있다.
한편 도쿄대학 연구팀은 지난 달 28일, 람다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결과를 과학논문 사이트 바이오 아카이브에 발표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람다 변이는 감염력과 백신에 대한 저항력 모두 기존 코로나 바이러스들보다 강한 것으로 나타났고 특정 조건에서는 델타 변이보다도 강한 감염력을 보인 것이 확인되었다.
연구팀은 아직 전 세계가 람다 변이의 위험성을 모르고 있다는 우려를 표했는데 페루 국립보건원에 의하면 페루 내 코로나 감염자의 80%이상이 람다 변이일 정도라서 델타에 이은 또 한 번의 대유행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