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김소희 기자] SK텔레콤의 온라인 자회사 11번가(사장 이상호)의 2분기 영업적자가 지난해 동기 대비 90억원 늘어난 140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11번가 측은 “감당할 수준의 적자”라고 전했다.
SK텔레콤은 11일 올해 2분기 커머스부문(11번가·SK스토아) 성적표를 발표했다. 그중 11번가의 매출은 1329억원, 영업손실은 14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1283억원(3.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90억원 더 손실을 낸 것이다.
11번가는 동영상 리뷰, 라이브 방송 기반의 동영상 커머스와 협업을 통한 배송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면서 매출액은 4분기 연속 증가했다. 하지만 영업손실의 폭은 더 커졌다.
전년 동기대비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것에 대해 동종업계인 SSG닷컴, 쿠팡, 마켓컬리 등 이커머스 후발주자들 가운데 자리를 지켜내기 위해 마케팅 비용을 확대했기 때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1세대 이커머스 업체 이베이, 인터파크와 마찬가지로 매각설까지 나오고 있다.
경쟁사인 SSG닷컴은 영업손실도 3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영업손실을 166억원 줄였다. SSG닷컴은 이번 주 중에 증권사들에게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해 상장 주관사를 선정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고 있다.
앞서 SSG닷컴은 2018년 사모펀드(REF)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블루런벤처스로부터 총 1조원 규모의 신주 인수 투자를 약속받은 바 있다. 당시 SSG닷컴과 재무적투자자(FI)들은 오는 2023년까지 상장시킨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2년 빠른 행보를 보이는 것이다.
또 쿠팡은 지난 3월 11일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하면서 총 1억3000만주를 주당 35달러에 공모해 총 45억5000만 달러(한화 약 5조1600억원)를 조달한 바 있다.
11번가는 영업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올해 8월 중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오픈할 예정이다. 하지만 SK텔레콤 유료멤버십 개편 시기와 맞물리면서 상황에 따라 더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
올 2분기 영업손실에 대해 11번가 관계자는 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작년에 비해 경제 환경이 훨씬 치열해지다보니 전반적으로 비용이 더 발생했다”며 “다행인건, 영업손실 폭이 크지 않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IPO에 대해서는 “2023년까지 IPO 올릴 예정이지만, 현재 IPO를 위해 절차를 밟고 있지는 않다”며 “좋은 투자 파트너가 생기는 건 환영이지만, 현금이나 자본이 없는 상황이 아니다 보니 투자가 시급하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SK텔레콤은 오는 11월 1일 존속회사와 신설회사로 출범해 거래정지 기간 이후 11월 29일 재상장된다.
이를 두고 NH투자증권 안재민 연구원은 “그동안 통신사업에 가려져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던 자회사들의 가치가 드러나며 전체 합산 주가는 상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