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수장 고승범‧정은보 시한부 임기… ‘일 할까 말까’ 선택의 갈림길

최정호 기자 입력 : 2021.08.11 14:25 ㅣ 수정 : 2021.08.11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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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금융산업 육성 등 금융권 문제들이 산적한 가운데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이 새로 임명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1년도 체 남지 않은 상황에 이루어진 인사다. 금융관련 전문가들은 이들이 산적하게 쌓인 금융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전력을 다하지 않을 것이라는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왼쪽부터 고승범 금융위원장 내정자,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내정자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최정호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1년이 체 남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금융당국 두 수장(首長)을 교체한 것에 대해 뒷말이 무성하다. 

 

금융위원장과 금융감독원장은 정권이 바뀌면 자동 교체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임기가 짧아 금융권 내 해결할 산적한 문제들을 처리하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여론도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A교수(경제학과)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정부 기관이라는 조직이 대통령 임기 말 아무것도 안하는 곳”이라면서 “금융위가 가계부채 문제를 최근 해결하겠다고 여신 쿼터제를 도입하겠다고 하는데, 현 정부에서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면 실행하지 않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 가계부채 잡으려 금융위원장 교체한다… “큰 효과 없어”

 

고승범 금융위원장 내정자에 대한 평가가 나쁘지는 않다. 다만 은성수 현 금융위원장보다 내부 조직관리 등에 대해 엄격하게 정무를 처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금융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관료로서의 전문성은 인정하며 정책적인 측면은 잘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전성인 홍익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금융당국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가계부채”라면서 “가계부채의 양이 크고 빠르게 증가한다. 통화당국(한국은행)의 과잉유동성이 문제로 지적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가계부채 해결을 위해 금융위원장을 교체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고 덧붙였다. 

 

■ 親 금융사 금감원장 우려 만만치 않아 

 

정은보 금감원장 내정자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선택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는 사람이 많다. 정 내정자는 금융 전문가들 사이에서 “우유부단해 금융회사들에게 휘둘릴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부 전문가는 “금감원장으로 내정되자 첫 마디가 금융회사 애로사항 듣겠다는 것”이라면서 “금융회사를 견제해야 하는 기관 수장의 발언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A교수는 “금감원은 현 정권에서 벌어진 사모펀드 사태를 금융사에 대해 단계별 처리가 필요한 상황”이라면서 “법이 허술하면 관리하는 사람이 중요한데 금감원장이 금융사들 입장에 서겠다고 했으니 리더십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 

 

■ 산적한 경제 문제 해결, 두 수장 선택 달려

 

현 정부가 가계부채와 산업간 빈부격차를 큰 폭으로 확대시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핀테크 육성 정책을 펼치고 있어 제1·2금융권과의 격차도 줄여하는 난제도 남아있다. 

 

가계부채의 경우 국가 경제가 버텨줄 수 있는 만큼 성장했지만, 국민 개개인이 빚을 감당하기에는 버거운 수준이다. 또 반도체 중심으로 산업이 성장했지만,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서비스 업종의 경우 쇠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중소상인들의 부채도 급격히 늘어난 상황이다.   

 

‘경제의정의실천시민연합’ 정호철 간사는 본지와 통화에서 “현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으로 경제를 성장시키겠다고 했지만 가계부채를 늘렸고 공공기관의 빚도 눈덩어리처럼 불어났다”면서 “금융당국이 이 같은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나서야 하는데 그럴 의지가 있는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전성인 홍대 교수는 이어 “전자금융법 문제 해결, 핀테크 산업 육성, 대안대출 포함한 오픈뱅킹 양성, 사모펀드 사태 수습 등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이 이 모든 걸 수습하긴 힘들다”면서 “현안들에 대해 방치는 해도 해결하려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두 수장이 현안들을 다음 정부로 넘길 것인지 마무리 지을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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