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훈 칼럼니스트 입력 : 2021.08.08 06:34 ㅣ 수정 : 2021.08.08 06:34
의리를 지키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다
[뉴스투데이=신재훈 칼럼니스트] 과거 “의리”하면 배우 김보성을 떠올렸다. 그러나 지금은 자연스럽게 브레이브걸스를 떠올린다.
브레이브걸스는 군통령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후임들에게 인수인계 될 정도로 군인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군부대 공연을 더 많이 했기에 공중파 보다는 국방TV에서 더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랬던 그녀들을 국민 걸그룹으로 만든 것은 한 유튜브 영상이다. 그녀들의 대표 곡 롤린(Rollin’)의 공연 장면에 맞춰 “전쟁 때 이 노래 틀면 이김”, “소속사 보다 더 열일하는 국방TV” 등 절묘하고 재미있는 댓글들을 편집했다.
이 영상을 통해 브레이브걸스와 롤린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차트 역주행이 시작된다. 이를 시작으로 방송을 종횡무진 누비며 연예오락 프로의 단골로 출연하게 된다. 또한 25편이 넘는 광고에 출연하며 캐스팅 1순위 모델이 되었다.
브레이브걸스에 대한 팬덤은 상상을 초월한다. 브레이브걸스가 협찬을 받거나 광고에 출연하면 열혈팬들은 어디에 쓰는 물건인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마구 사준다.
요리와는 담쌓은 오빠부대들이 프라이팬을 사서 차 트렁크에 쌓아두고, 군인들은 PX에서 그녀들이 모델인 스낵만 잔뜩 사서 관물대에 쌓아놓고 먹을 정도로 말이다.
심지어 브레이브걸스의 꼬북좌 유정을 오리O 꼬북칩의 모델로 캐스팅하도록 광고주를 겁박(?)해서 결국 모델이 되게 만든다.
브레이브걸스의 성공을 운으로 치부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약간의 운과 우연이 작용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운을 만든 것은 바로 그녀들 자신이다.
초심을 잃지 않고 비가오나 눈이오나 끝까지 군부대 공연에 최선을 다했기에 그녀들의 한결같은 마음을 알아본 군인들은 감동했고, 의리에 대한 보답으로 인기를 선물한 것이다.
군인들에 대한 그녀들의 의리는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출연할 광고를 선택하는 유일한 기준이 군인 친화기업인가? 아닌가? 다.
광고 모델이 되고 나서도 군인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프로모션과 이벤트를 광고주에게 직접 요구하고 실현 시킨다.
이쯤 되면 그들의 관계는 걸그룹과 팬의 관계를 넘어 함께 전장을 누빈 “전우”와 다름없다. 광고주 입장에서도 브레이브걸스를 모델로 캐스팅하는 것은 남는 장사다.
브랜드 인지도와 호감도를 올리는 것은 기본이고 현역군인, 예비역 군인 등 수 백만 오빠부대들을 “의리”있는(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레이브걸스를 모델로 캐스팅하는 것은 브레이브걸스와 군인들, 그리고 광고주 모두에게 윈윈(Win-Win)인 것이다.
의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사육신의 사례처럼 의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목숨을 버려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브레이브걸스가 남다른 의리를 보여준 것은 어쩌면 그녀들의 운명을 결정한 “용감한 소녀들”이라는 이름 때문이 아니었을까?
◀신재훈 프로필▶ (현)BMA 전략컨설팅 대표(Branding, Marketing, Advertising 전략 및 실행 종합컨설팅) / 현대자동차 마케팅 / LG애드 광고기획 국장 / ISMG코리아 광고 총괄 임원 / 블랙야크 CMO(마케팅 총괄 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