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 흔드는 중국몽 ②] 미중 갈등을 대미항쟁으로 접근하는 시진핑식 전쟁선포, 전랑외교관 주미대사 임명 강행

정승원 기자 입력 : 2021.07.30 07:31 ㅣ 수정 : 2021.07.30 17:21

"중국에 대드는 세력은 머리가 깨지고 피가 철철 흐를 것" 시진핑 미국 등 서방국가 겨냥해 호전적 독재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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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12년 취임 이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위대한 중화민족 부흥을 앞세워 '중국몽'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모든 중국인들이 의식주 걱정없이 풍족한 삶을 누리도록 만들겠다는 중국몽은 그러나 최근들어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세계패권 전쟁으로 변질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은 공산당이 영도하는 국가자본주의를 노골화하면서 세계 증시에 충격파를 던지고 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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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중국 베이징 텐안먼 광장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경축대회. [연합뉴스]

 

[뉴스투데이=정승원기자] 지난 1일 중국 베이징 텐안먼 광장에서 열린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 경축대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연설에서 “중국에 대드는 외부 세력은 14억 인민이 쌓은 철의 만리장성에 부딪쳐 머리가 깨지고, 피가 철철 흐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외세기부 두파혈류(外勢欺負, 頭破血流). 시진핑 연설에서 나온 이 말은 미국을 겨냥한 선전포고나 다름없다.

 

미국 등 특정국가를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을 함부로 건들면 머리를 박살내고 피를 철철 흘리게 할 것이란 살벌한 표현을 통해 안으로는 내부결속을 다지고, 밖으로는 패권전쟁을 벌이겠다는 야심을 노골화한 것이다.

 

시진핑이 말하는 중국의 영광을 되찾겠다는 중국몽은 이제 단순한 정치적 수사를 넘어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과의 무역 및 경제갈등을 전쟁처럼 접근하겠다는 속내를 노골화했다.

 

중국은 기존에도 외교관들이 앞장서 중국이익에 반하는 행위에 대해 공격적이고 전투적인 말을 통해 히스테리컬한 메시지(중국영화 전랑 제목을 이용해 전랑외교라 부름)를 끊임없이 던졌지만 최고지도자가 공개석상에서 이처럼 적나라한 표현을 쓴 것은 전례를 찾기 힘들다.

 

중국의 최고 독재자 시진핑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대통령과 사상 유례없이 치열하게 전개된 미중 갈등을 겪으면서 초기에는 당황했지만 3년의 시간이 지나면서 상당한 내성이 생긴 것으로 해석된다.

 

더욱이 트럼프에 이어 등장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트럼프 보다 더 독한 대중 압박전략을 들고나오자 시진핑은 이제는 물러나지 않고 정면승부로 맞불을 놓겠다는 확실한 태도변화를 보인 셈이다.

 

최근 중국정부가 발표하고 있는 일련의 경제조치는 미국 등 세계가 기대했던 자본주의와는 거리가 멀다. 중국판 우버로 불리는 디디추싱처럼 공산당 입맛에 안 맞는 기업을 시장에서 퇴출시키겠다고 겁박하고, 사교육을 금지하겠다는 발상은 시진핑이 꿈꾸는 중국몽이 독재에 기반한 철저한 공산당 중심의 국가 자본주의임을 대내외에 천명한 것이다.

 

시진핑은 또 신임 주미 중국대사에 호전적이고 공격적인 전랑외교로 널리 알려진 친강(55)을 임명해 대미공세 수위를 높일 것임을 예고했다.

 

중국정부가 잇단 경고와 함께 호전적 압박에 나서자 홍콩과 중국증시가 공포에 휩싸이고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관련주들이 추풍낙엽처럼 급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디디추싱이 극도로 화가 난 중국정부를 달래고 투자자들의 집단소송을 막기 위해 비상장기업(자진상폐)으로 전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가 나오면서 디디추싱 주가가 프리장 한때 50% 이상 급등하기도 했다.

 

대외적인 체면과 국격은 집어던진채 공산당 말을 따르지 않으면 적으로 간주하겠다는 시진핑의 독재선언은 호전적인 중국몽 충격파가 결코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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