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脫석탄·ESG 엇박자' 영풍·한국바스프·LH, 대기오염물질 줄이긴 커녕 더 뿜어냈다
[뉴스투데이=박기태 기자] 현 정부의 탈(脫)석탄 정책에 발맞춰 국내 대기업 대부분이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크게 줄였지만, 영풍과 한국바스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15곳은 이같은 흐름에 역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들은 최근 5년새(2015~2020년) 오히려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늘렸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재권)는 국내 500대 기업 중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굴뚝자동측정기기(TMS)를 부착하는 77개 기업, 166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기오염물질 연간 배출량' 조사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TMS를 부착하는 77개 기업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2015년 31만6013톤에서 지난해 13만9112톤으로 5년새 56% 줄었다.
환경부는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 먼지, 불화수소, 암모니아, 일산화탄소, 염화수소 등 7종을 대기오염물질로 규정하고, 배출량을 측정토록 하고 있다.
연도별로는 2019년(19만6537톤)부터 2020년까지 감축량이 5만7425톤으로 가장 많았다. 현 정부의 탈석탄 정책과 함께 최근 대기업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감축량은 국내 5대 발전공기업이 가장 많았다. 1위는 한국남동발전으로 2015년 4만9738톤에서 지난해 1만5369톤으로 5년새 3만4369톤을 줄였다.
이 기간 한국서부발전와 한국중부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남부발전 등도 각각 3만3111톤, 2만9884톤, 2만1746톤, 1만4681톤을 줄여 감축량 '톱5'에 이름을 올렸다.
일반기업 중에선 현대제철이 2015년 2만91톤에서 지난해 7941톤으로 1만2150톤을 줄여 감축량이 가장 많았다. 이어 GS칼텍스(7451톤), 쌍용C&E(6891톤), SK에너지(3994톤), 에쓰오일(2093톤) 순이었다.
탈석탄 정책과 ESG 경영이 확산한 2019∼2020년 사이 감축량은 현대제철과 쌍용C&E가 발전공기업을 제치고 각각 2위와 5위를 차지했다.
반면 77개 기업 중 영풍과 한국바스프, LH 등은 이같은 흐름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영풍의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2015년 대비 가장 많은 146톤이 늘었고 한국바스프와 LH, 동서석유화학, 대상도 최근 5년새 배출량이 30∼70톤 가량 증가했다.
삼성전자와 세아베스틸, 삼성전기, 삼성중공업, 동우화인켐 등도 최근 5년새 배출량이 3~10톤 가량 늘며 증가량 '톱10'에 이름을 올리는 불명예를 안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