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뚜기 라면 가격인상으로 나머지 라면 기업 2개사 역시 판가 인상이 가까워졌다”
곡물가 상승은 원가에 3∼6개월 시차를 두고 반영
[뉴스투데이=장원수 기자] 오뚜기는 올해 설 연휴 이후 오뚜기밥, 컵밥, 캔 등의 제품 가격을 7~28% 인상했다. 연초인 당시 진라면 가격 역시 9% 가량 인상을 고려했다가 반대 여론에 밀려 철회한 바 있다. 유지류는 지난해에 인상했는데 인상 이후 지난해 3분기 업소용 유지류 매출이 전년대비 59% 상승한 바 있다.
이후 7월 1일자로 소스·기름·가루 등 10개 품목의 공급가를 최대 20% 인상하며 대부분의 식재료 가격을 상향 조정했다. 또한 업소용 품목(마요네즈류, 참기름류 등) 22종에 대한 가격 역시 10% 상향했다.
또한 15일 8월 2일부터 진라면을 포함한 자사 라면 70종 가격을 평균 11.9%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진라면 가격 인상은 지난 2008년 이후 13년만의 변화로 진라면 5입 가격은 2750원에서 3100원으로 12.6% 상승했다.
심지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뚜기 뿐만 아니라 작년 하반기~올해 5월경까지의 가파른 곡물가 상승으로 인해 국내 음식료 기업 다수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판가를 상승시키고 있다”라며 “그 중 특히 이번 오뚜기의 라면 가격인상이 의미를 가지는 이유는 코로나19로 국내 가처분소득이 침체된 상황에서 식료품 가격이 대부분 올라가고 있기 때문에 서민 음식으로 간주되는 대표적 음식이 라면 판가의 향방이 중요한 상황이고, 오뚜기가 오랜 시간 동안 라면 판가를 인상시키지 않아 삼양식품, 농심 등의 나머지 라면 업체들도 시장점유율(M/S) 방어 차원에 오랜 기간동안 판가를 인상시키지 않아와서 라면 업체들의 매출총이익률(GPM)이 많이 훼손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심지현 연구원은 “일련의 판가 인상 이유는 소맥(밀), 팜유 등의 식품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의 상승이 원인”이라며 “지난달 소맥, 팜유 가격은 전년대비 27%, 71% 상승했다”고 지적했다.
심 연구원은 “무엇보다 곡물가 전반이 안정되기 시작하던 와중 7월 초 미국 소맥 현물시세가 폭등하면서 다시 부담이 커졌던 상황”이라며 “이는 미국 소맥 재고량 감소와 추가적 가격 상승 기대에 따라 생산자 판매 지연 등이 원인으로 미국을 비롯해 캐나다, 호주 등 주요 수출국 소맥 가격 상승이 지속될 확률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오뚜기의 원부재료 매입액에서 소맥과 팜유의 비중은 50% 상회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국제 곡물가격은 3~6개월 시차를 두고 업체 매입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최근 상승분은 하반기에 더 크게 반영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 외에도 최근 내년 최저임금이 5.1% 인상된 시급 9160원으로 발표된 만큼, 타 업종 대비 인건비 상승의 영향을 비교적 많이 받는 내수주 위주 음식료 업종에 여러 비용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예상되던 중”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오뚜기가 13년 내 처음으로 라면 가격을 인상한 만큼 삼양식품, 농심 등의 라면 업체 가격 인상 가능성 역시 매우 커진 상황”이라며 “농심은 2016년 12월(평균 +5.5%), 삼양식품은 2017년 5월(평균 +5.4%)이 마지막 가격인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라면 가격 인상이 미뤄지며 라면 관련 기업들의 GPM이 지속 하락함과 동시에 전년동기 기저로 인한 감익, 비우호적인 환율 영향, 원가부담 가중이 원인으로 작용해 전반적인 라면 업체들의 가격 인상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상황”이라며 “만약 나머지 기업이 곧 가격 인상을 발표한다면 마진 부담 하락은 4분기 이후 반영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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