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환경 기업' 낙인 포스코…광양·포항제철소,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전국 1·2위
[뉴스투데이=박기태 기자] 국내 대표 철강기업인 포스코에 '반(反)환경 기업'이란 낙인이 찍혔다. 포스코의 광양제철소와 포항제철소가 지난해 기준 대기오염물질 연간 배출량이 전국 1·2위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경쟁사인 현대제철이 먼지와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염화수소 등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57% 줄이고 전국 총 배출량도 35% 감소하는 동안 포스코는 상대적으로 제자리걸음이었다.
13일 환경운동연합 등에 따르면, 한국환경공단은 전날 홈페이지를 통해 2020년 연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을 공개했다. 이번에 내놓은 연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굴뚝자동측정기기(TMS)가 설치된 전국 648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측정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대기오염물질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기업은 포스코였다. 포스코 광양제철소는 지난해 대기오염물질 1만9095톤을 뿜어냈다. 2019년 1만9420톤을 배출한 것에 비하면 1.7%(325톤)을 줄였지만, 여전히 전국 1위 규모였다.
포스코 포항제철소는 지난해 대기오염물질 총 1만5436톤을 배출해 2위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 1만7540톤 대비 13.6%(2104톤)을 저감한 수치다. 이 기간 같은 업종의 일관제철소인 당진 현대제철은 대기오염물질 총 7720톤을 배출하면서, 전년(1만7832톤) 대비 57%(1만112톤)나 줄였다.
전국 사업장의 총 배출량도 2020년 20만5091톤으로 2019년(27만7695톤) 대비 35%(7만2604톤) 감소했다.
환경운동연합 측은 "전국 사업장의 대기오염물질 총 배출량이 35% 줄고, 경쟁사인 현대제철도 57%나 배출량을 저감했지만 포스코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를 합해 약 7% 감소하는 데 그쳤다"고 꼬집었다.
현대제철은 2018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전국 1위, 2019년 2위였다. 그러다 2020년들어 절반 가까이 저감하면서 5위로 내려왔다. 고장난 소결로 대기오염물질 저감 장치 교체공사가 완료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반면 포스코는 2018년 광양제철소 3위, 포항제철소 4위였으나 2019년엔 광양제철소 1위, 포항제철소 3위를 기록했고, 2020년엔 광양제철소와 포항제철소가 전국에서 대기오염물질을 가장 많이 배출하는 사업장 1·2위란 오명을 얻게 됐다.
이런 탓에 포항제철소가 위치한 경상북도가 2020년 전국 17개 광역시도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에서 5위에 올랐다. 배출량은 1만8581톤으로 전국 배출량의 9%를 차지했다. 경상북도 전체 배출량에서 포항제철소의 비중은 83%나 됐다.
광양제철소가 있는 전라남도도 3만3599톤을 배출해 전국 광역시도 중 3위에 랭크했다. 전라남도 총 배출량 중 광양제철소의 비중은 57%였다.
환경운동연합 측은 "포스코는 그동안 1조원에 달하는 환경설비투자를 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굴뚝자동측정기를 통해 드러난 저감 실적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포스코는 굴뚝자동측정기의 배출량뿐만 아니라 자가측정한 대기오염물질의 배출내역을 공개하고 보다 적극적인 개선을 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포항시와 포스코는 당진 현대제철이 추진해 온 고로 저감기술과 민관협의회 등을 귀감으로 삼아 민간환경감시센터 설립 등을 통해 시민과의 구체적인 소통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