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누가 공공의료 데이터 시장을 리드할까

고은하 기자 입력 : 2021.07.12 16:44 ㅣ 수정 : 2021.07.12 16:44

3개 생보사와 3개 손보사가 공공의료 데이터 이용승인 받아... 소비자를 이롭게 하는 상품 개발이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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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투데이=고은하 기자] 최근 한화생명·KB생명·삼성생명 등 3개 생보사와 KB손해보험·삼성화재·메리츠화재 등 3개 손보사가 신청한 ‘공공의료 데이터 이용’건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으로부터 최종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6개 보험사들은 상품 개발 연구 등을 위해 공공의료 데이터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주요 생보사들은 이제 시험대 위에 올라섰다. 공공의료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신시장을 주도하기 위한 경쟁의 서막이 오른 것이다.  

 

■ '개인정보 유출' 위험은 새로운 리스크

 

우선 경쟁과정에서 주의할 점이 있다. '정보유출 방지'가 전제조건이다. 공공의료 데이터는 검진, 투약, 질병, 진료 등의 민감한 정보를 담고 있으며, 개인을 특정할 수 없도록 가명 처리해 사용하게 된다. 누구의 정보인지 식별하려는 순간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생보사들은 가명처리된 공공의료 데이터를 빅데이터로만 활용해야 한다. 특정 개인의 의도 혹은 시스템 상의 오류로 인해 환자 개인 정보가 유출되는 순간, 해당 생보사는 신뢰할 수 없는 기업으로 낙인 찍히게 딘다. 이는 새로운 리스크 요인이다. 

 

■ 보험상품 개발에 공공의료 데이터 활용 가능해져

 

이번 ‘공공의료 데이터 승인’건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 2017년 국정감사 이후 보험사에 빅데이터·의료·보건 제공이 전면 중단된 지 4년 만에 보험상품 개발에 공공의료 데이터를 기저로 활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앞서, 2017년 10월 국감에선 가명으로 처리된 자료여도 이를 재식별해 개인정보가 노출될 가능성에 대해 보험사가 유병자 등을 보험 가입에서 차별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여기에 더해 시민단체들은 공공의료데이터를 영리단체인 보험사들이 사용하는 점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일련의 결과로, 심평원은 데이터 제공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4년 만에 ‘판도’가 뒤바뀐 것이다. 지난해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신용정보법·정보통신망법)이 시행됨에 따라 보험사들의 ‘공공의료 데이터’ 활용이 용이해지게 됐다. 즉, 개인을 식별할 수 없게 가명 처리된 정보의 경우 당사자 동의에 상관없이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토대로 금융당국은 보건복지부와 논의해 비식별 정보가 노출되는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도록 하고 공공의료 데이터를 기저로 보험료 할증을 하지 못하게 하는 등의 통제 장치를 달아 공공의료 데이터 활용의 문을 열어준 것이다. 

 

■생보업계 빅2인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신상품 개발 경쟁에 시장 관심 쏠려 

 

그동안 보험사들은 ‘데이터’ 접근의 어려움으로, 외국 데이터를 활용했다. 일례로, 호주나 일본 등의 외국 데이터를 기저로 당뇨병 상품을 개발한 바 있다. 당뇨병 환자의 뇌졸중, 말기신부전, 실명, 족부절단 등에 대한 데이터를 파악해 보다 양질의 상품을 개발하려 했지만, 외국 논문 데이터를 참고할 수밖에 없었다. 즉, 국내와 외국에서 빈번히 발생하는 병의 종류 및 발병 원인은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외국 데이터는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했다.

 

또, 국내 ‘치매환자’ 및 ‘희귀질환자’들을 위한 보험상품은 단편적인 것으로 국한됐다.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우리나라 노인인구 813만4674명 가운데 추정 치매환자수는 84만191명이다. 추정 유병률은 10.3% 수준이다. 이외에,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국내 희귀질환 국가통계 첫 공표’에 따르면, 2019년도 기준 신규 희귀질환자 발생자수는 5만5499명(주민등록연앙인구 대비 0.1%)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제 6개 보험사들은 데이터에 대한 접근의 용이성으로 ‘당뇨병 보험’, ‘치매장기요양보험’, ‘희귀질환’을 보장하는 다양한 상품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는 언제나 현명하다. 어떤 보험사가 공공의료 데이터를 활용한 효율적 상품설계를 통해 희귀질환 보장범위를 확대하고 보험료를 절감해줄 것인지를 판단할 것이다.

 

때문에 이번 ‘공공데이터 이용 승인’건을 획득한 6개 보험사에 거는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보험시장의 판도변화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공공의료 데이터 활용은 새로운 도전이다. 그 새로운 도전에 효과적으로 응전한 보험사는 더 큰 성장을 이뤄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에 공공의료 데이터 이용 승인을 받은 생보사 3곳 중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총자산 기준으로 업계 1,2위이다. 이들 빅 2 중 누가 공공의료 데이터를 활용할 상품개발을 주도할 지에 벌써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마도 누가 소비자를 이롭게하는 상품을 개발하느냐에 따라 그 승부가 좌우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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