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車·반도체 '맑음' 컴퓨터·석화·바이오·가전 '흐림'
[뉴스투데이=박기태 기자] 이차전지와 자동차, 반도체, 선박, 자동차 부품 등은 내년까지 수출 호조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반면 컴퓨터와 석유화학(석화), 디스플레이, 바이오·헬스, 가전 등은 올해 하반기부터 상승세가 꺾일 것으로 점쳐진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8일 발표한 '15대 품목 수출 전망 조사' 결과다. 12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을 대상으로 했다. 15대 품목은 반도체, 일반기계, 자동차, 석화, 석유제품, 철강, 선박, 무선통신기기, 자동차부품, 섬유, 디스플레이, 바이오·헬스, 이차전지, 가전, 컴퓨터 등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출 호조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 품목은 이차전지(22.0%)와 자동차(13.6%), 반도체(12.0%), 선박(10.5%), 자동차 부품(9.4%) 등 순이었다.
수출 호조 지속 기간은 이차전지가 '2024년 이후'(40.0%), '2023년 하반기'(30.0%)로 가장 길었다. 이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이미 우리 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은 '내년 하반기'까지란 의견이 각각 62.5%, 57.1%로 조사됐다. 기저 효과와 코로나19 사태 이후 수요 회복,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수출 비중 1위인 반도체는 D램 중심 수요 강세로 공급상황이 빠듯해 '내년 상반기'(63.6%)까지는 수출 증가세가 지속되지만, 단가 하락이 우려되고 내년 상반기 이후 증가세가 꺾일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선박의 경우엔 '내년 상반기'(33.3%), '2023년'(33.3%), '2024년'(16.7%)으로 의견이 엇갈렸다.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와 친환경 선박 수요 증가로 2022년 상반기까지 수주가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컴퓨터(16.7%)와 석화(15.4%), 디스플레이(12.3%), 바이오·헬스(11.1%), 가전(8.6%) 등은 현재의 수출 호조세가 가장 먼저 꺾일 '톱5' 품목으로 지목됐다. 그 중에서도 '올해 하반기'부터 가장 빠르게 하락이 예상되는 품목으로 바이오·헬스(60.0%), 가전(57.1%), 컴퓨터(50.0%), 석화(40.0%) 등이 꼽혔다.
바이오·헬스 분야는 그동안 진단키트 특수를 누렸지만, 백신 접종 확대로 수출이 주춤할 것으로 점쳐진다.
디스플레이 역시 '내년부터'(상반기 40.0%, 하반기 40.0%) 하락세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코로나19 수혜와 기저효과 등으로 호실적을 기록했던 컴퓨터와 가전도 점진적으로 수요가 둔화될 것이란 게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의 전망이다.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이 꼽은 국내 수출 산업의 위협요인은 △글로벌 수요 감소(36.0%) △미·중 패권갈등(27.7%) △보호무역주의 확산(13.9%) 등 순이었다.
수출 경쟁력 유지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는 '주요 수출국에 대한 정부의 통상여건 개선 노력'(38.9%)이란 의견이 가장 많았고, △규제개선 및 세제감면 등 기업환경 개선(33.3%)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R&D(연구개발) 투자 지원 확대(27.8%) 순으로 조사됐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에도 우리 수출 실적이 연일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지만, 언제 또다시 위기가 올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우리 정부가 미·중 패권갈등과 보호무역주의 확산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 기업들이 보다 활발하게 경영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기를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