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체인저 진옥동, 신한은행을 플랫폼기업으로 진화시킨다
[뉴스뉴데이=이채원 기자] 신한은행 진옥동 행장이 시중은행의 비즈니스 모델(BM) 혁신을 주도하는 게임체인저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6일 자체 애플리케이션(앱)인 ‘쏠’에 배달의민족과 같은 음식배달서비스를 장착하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하기 위한 전담조직인 'O2O(Online to Offline)'추진단을 출범시켰다고 6일 밝혔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개념인 O2O는 시중은행의 BM를 금융에 국한시키지 않고 근본적인 다각화를 하겠다는 진 행장의 구상이다. 소비자들은 조만간 쏠에서 음식배달을 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미술품 및 부동산 투자 등의 영역으로 사업내용을 확대할 예정이다.
네이버나 카카오등이 빅테크기업으로 변신해 금융업으로 진출하는 가운데 신한은행이 처음으로 맞대응 전략을 내놓을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 금융위원회, 신한은행의 ‘음식 주문중개 플랫폼’을 지난 해 12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
신한은행은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음식 주문중개 플랫폼'을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았다. 이 서비스는 은행의 플랫폼 비즈니스 진출 허용 확대의 첫 사례였다.
신한은행은 O2O 추진단이 하나의 스타트업처럼 각종 플랫폼 구현에 필요한 상품 소싱(조달), 리스크(위험) 관리, 서비스 확장은 물론 플랫폼 개선에도 발 빠르게 대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O2O 추진단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금융과 비금융을 연결해 혁신적 비즈니스를 만들자는 진옥동 은행장의 의지에 따라 신설됐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3월 배달앱 구축 및 운영 관련 전문인력을 채용해 준비작업을 진행해왔다. PG 자금정산 기획 및 개발, UX기획, 가맹점 영업관리 등을 담당할 인력들을 충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 소상공인들은 '준실시간 정산', '우대금리' 등의 혜택 받게 돼
신한은행은 다른 배달앱과 달리 신한은행 계좌 기반 결제 시 준실시간 정산이 가능해 가맹점 소상공인들이 좀 더 신속하게 매출대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소상공인들이 쏠 앱을 통해 주문을 받는 게 기존 배달앱보다 현금 유동성 확보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또 매출대금 선정산 금융 등 대출 이용시 가맹점 소상공인에게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이 같은 금융 혜택을 기반으로 입점 소상공인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소비자에게는 포인트 적립 등 리워드 혜택을 제공해 이들을 유인하고, 광고 수수료가 아닌 소비자 선호에 기반한 서비스를 제안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소비자들이 배달 음식에 지출하는 비용을 분석해 맞춤 금융상품 추천 등 앞으로 마이데이터 서비스에 활용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은행은 오는 7월에 배달앱 서비스를 출시하기 위해 플랫폼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지난 1월부터 서울옥션블루와 함께 한정판 스니커즈와 유명 미술품 등을 공동구매하고 투자할 수 있는 플랫폼도 오픈해 운영하고 있다. MZ세대 맞춤 신개념 재테크 플랫폼인 셈이다.
해당 플랫폼을 통해 이용자들은 미술품 등을 공동으로 구매해 소유권을 나누어 가진 후 가격이 오르면 재판매해 수익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 오는 8월 마이데이터산업 출범하면 금융산업 경쟁 격화 / 시중은행의 플랫폼 기업 진출 늘어날 듯
앞으로 은행의 비금융 서비스 플랫폼사업 진출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8월 마이데이터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막하면 이와 같은 금융과 비금융 데이터의 활용이 경쟁에서 앞서는 주요한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금융위가 최근 음식주문, 부동산서비스, 쇼핑 등 은행의 금융·생활 플랫폼비즈니스 영위 범위와 방식에 대한 제도 개선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추후 규제 개선 방안에 발맞춰 다른 은행들의 비금융 플랫폼 진출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신한은행의 변신이 성공을 거둘 경우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 다른 시중은행의 BM혁신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시중은행이 은행원과 플랫폼기업 직원이 함께 근무하는 복합기업으로 진화중이고, 진옥동 행장이 리더역할을 자임하고 있다는 평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