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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의 직업군인이야기(109)

전적지 답사에서 만난 전쟁영웅들 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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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입력 : 2021.06.01 17:32 ㅣ 수정 : 2021.06.01 17:32

지략을 겸비한 용장 김점곤, 끝없이 샘솟는 예비대로 12Km를 북진해 워커 장군도 놀라며 찬사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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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동강전선 작전도와 다부동전투의 영웅 故 김점곤 장군 영결식 모습(동영상 캡처)

 

[뉴스투데이=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백선엽 장군의 체험담이 끝나자 당시 12연대장이었던 김점곤 장군의 강의가 계속되었다.

 

그는 “장맛비가 내리던 1950년 9월의 어느 날 김일성 군대의 낙동강 전선은 허물어졌다. 내가 지휘하던 12연대가 최초로 북한군의 혈로를 뚫고 대구 북방 팔공산 자락에서 경북 의성까지 12㎞를 북상했기 때문이었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미 8군사령관 워커 장군은 1사단이 경북 의성까지 12㎞를 북상하자, 백선엽 장군에게 두 차례 전화를 걸어왔다. "도대체 어떻게 뚫었단 말이냐? 정말 대단하다"는 찬사였다.이는 지략을 겸비한 용장 김점곤 장군의 지휘아래 미 8군이 유일하게 보유한 고사포 여단의 화력과 국군 1사단 12연대의 보병 전력이 절묘하게 결합한 연합작전 덕분이었다. 

 

게다가 분명히 연대에 속한 대대는 3개가 기본인데 12연대는 추가로 2개 대대를 더 가지고 있었다. 연대장이 주변의 낙오병들과 학도병 500명 등을 끌어모아서 예비대대를 편성했고 추가로 150명의 여고생들까지도 후방요원으로 확보했기 때문이었다.

 

여기까지 이야기를 하다가, 김점곤 장군은 옆에 강의를 마친 백선엽 장군을 바라보면서 “만약 사단장님이 아셨으면 병력을 다 내놓으라고 할까봐, 보고도 안했지…”하고 너스레를 떨며 미소를 짓자, 강의를 듣던 학생장교들의 웃음보가 터졌다. 

 

그는 사단장도 모르는 '끝없이 샘솟는' 충분한 예비대를 활용하여 워커장군이 감탄한 적진 돌파로 아군이 낙동강 전선에서 북상을 시작할 수 있도록 만든 주인공이 되었다.

 

결국 백선엽 장군의 천하제일 1사단은 이 어려운 상황을 잘 버텨내고 최종적으로 미군의 증원을 받아 Y선 탈취에 성공하면서 추후 반격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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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9년 4월, 다부동전적지 현장에서 육군대학 학생장교들에게 체험담을 강의하는 백선엽 장군과 우측에 앉아서 다음 강의를 기다리는 김점곤 장군 모습(사진=김희철)

 

■  다부동전투 승리는 연합군에게 과감히 인천상륙작전을 시행할 수 있는 토대가 됨

 

국군과 UN군의 피와 죽음, 희생으로 결국 승리한 다부동전투에서 북한군의 최후 공세를 막아내며 무력화 시킴에 따라 북한군은 낙동강 방어선을 돌파하는데 실패하였고, 그 결과 한국군과 미군은 북한군의 공격 의도를 좌절시키는 데 성공한다. 

 

북한군은 이 전투에서 전력을 상당히 소진했고, 이는 이후 전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그리고 반대로 국군에겐 계속 밀리던 낙동강 방어선을 고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부여해준 결정적인 전투가 된다.

 

또한 최초로 한국군과 미군이 연합하여 작전을 실시한 것도 중요한 점인데, 이 전투에서 승리하게 됨에 따라 연합작전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었고, 한미간 상호신뢰감도 형성될 수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백선엽 장군의 천하제일 1사단이 용전한 다부동 전투의 승리는 연합군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과감히 인천상륙작전을 시행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육군대학 학생장교들은 현재는 고인이 되신 고 백선엽, 김점곤 장군을 비롯한 무명용사 등 전쟁영웅들에게 추모와 존경심을 표하며 의미있는 전적지답사 교육을 끝내고 학교로 복귀했다. 그들은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따사로운 봄볕의 나른함 보다는 깊은 감동에 젖어 있었다.

 

헌데 작금의 사태를 보면서 요즈음 부각되는 MZ세대를 비롯한 청년 및 국민들도 우리 선열들이 피로써 사수한 대한민국을 사명감과 애국심을 갖고 반드시 지켜내는 전통을 이어 나가길 간절이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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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철 한국안보협업연구소장 프로필▶ 군인공제회 관리부문 부이사장(2014~‘17년), 청와대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비서관(2013년 전역), 육군본부 정책실장(2011년 소장진급) / 주요 저서 : 충북지역전사(우리문화사, 2000), 비겁한 평화는 없다 (알에이치코리아,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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