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장원수 기자] 키움증권은 1일 정부의 대출 규제 완화 정책은 주택시장 정상화에 기여하기보다는 과열을 유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많은 전문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여야 모두 무주택자의 주택마련을 위해 대출 규제를 완화를 주장한 결과, 금융당국이 이를 받아들여 무주택자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 방안을 발표했다”며 “부부 합산 소득 9000만원(생애 최초 1억원) 무주택자에 대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우대 혜택을 10%p에서 20%p로 상향 조정하는 한편 대상을 6억원 이하에서 투기 지역 9억원, 조정 지역 8억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라고 밝혔다.
서영수 연구원은 “정부의 규제 완화 정책은 주택시장 정상화에 이바지하기보다는 과열을 유발할 수 있는 뉴스로 평가된다”며 “그 이유는 첫째, 무주택자를 투기 수요자와 실수요자로 구분하지 못하는 여건에서 LTV 규제 완화가 무주택자의 투기 수요를 자극,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 연구원은 “이미 서울 지역 아파트의 40%를 2030세대가 매수하고 있는 점, 2020년 7월 무주택자에 대한 LTV 상향 조정 이후 주택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한 점,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수도권 소형 아파트 가격 상승률이 높은 점 등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둘째, 그동안 지적됐던 임대차3법 보완, 갭투자 규제 강화 등 부동산 시장 안정에 필요한 실질적 정책은 제외됐다”며 “임대차3법의 보완조치 지연으로 인한 낮은 갱신청구권 행사 비율, 이에 따른 전세가격 상승이 주택가격 상승을 촉발한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난 25일 수도권 주요 아파트 갱신청구권 행사비율이 30~40% 수준에 불과하며 갱신이 이루어지지 않은 아파트의 가격은 임대차3법 도입 전 대비 25~30% 정도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아울러 서울, 인천의 보고된 갭투자비율이 52.0%, 43.2%로 다주택자와 무주택자의 상당수가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등을 이용해 갭투자 방식으로 주택을 구매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 주택가격 상승을 주도한 것은 갭투자의 성행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은행 관점에서 볼 때 대출 규제 완화가 대출성장률을 높여 이익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는 긍정적 측면보다 부동산 시장의 과열로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키울 수 있어, 부정적 측면이 더 큰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만 선거를 앞둔 여야의 부동산 시장 부양 의지와 달리 금융당국의 금융 안정화 정책에 힘입어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 이유는 첫째, 대출 한도를 4억원 이내로 제한하는 한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비은행 60%) 범위로 제한함으로써 무리한 투자에 따른 은행 부실화 위험을 낮추도록 했다”며 “실제 6억6000만원원 아파트를 주택담보대출 4억원, 신용대출 1억원으로 구매할 경우 필요한 소득은 가계 소득 9000만원으로 상위 10%이내인 가계만이 가능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둘째, 가계부채 종합대책과 금융소비자보호법 도입으로 은행 내부 여신 심사가 강화, 여야의 의도와 달리 무리한 대출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정부는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통해 신용대출의 만기를 5년(2022년 7월)으로 낮추는 데다 총대출 1억원 초과 금액의 모든 대출에 대해 DSR 규제(2023년 7월)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그는 “더욱이 금융소비자보호법으로 국내 은행은 조기에 이와 같은 기준을 도입해, 대출 한도를 적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