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현장에선] AI 개발자는 '꿈의 직장' 기업은행을 거절, '빅플랜'은 따로 있어
개발자, 보수적인 문화·급여체계로 인해 은행권 비선호 / 파격 대우하는 빅테크 혹은 개국공신 될 수 있는 초기 스타트업 선호
[뉴스투데이=이채원 기자] ‘꿈의 직장’이라 불리는 은행 취업을 거부하는 직군이 있다. 바로 개발자다. 특히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인공지능(AI) 개발자는 특히 그렇다.
그들은 몸값을 올리기 위해서 유지·관리업무를 주로 하는 은행보다 급여가 높은 빅테크와 개발 위주의 업무를 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 네이버 개발자 A씨 은행으로의 이직 고민하자, 은행 재직자들이 일제히 만류 / 은행은 ‘보수적인 문화’, ‘메리트 없는 임금수준’?
최근 기업은행의 AI 개발자 채용에서 지원자가 0명으로 드러나며 업계에 적지않은 충격을 안겼다.
개발자들이 은행을 선호하지 않는 이유는 은행권의 보수적인 문화와 일반 행원과 같은 보수체계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직장인들의 커뮤니케이션 어플 ‘블라인드’에 따르면 연봉 1억을 넘게 받고 있는 네이버의 개발자 A씨가 시중은행의 이직제의에 고민하자 다수의 은행권 개발자들은 ‘오지마라’, ‘후회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만류했다.
시중은행에 다니는 개발자 B씨는 “은행에서는 연봉 1억 넘게 맞취주기 쉽지않다”며 “네이버에 그냥 있는 것이 이득이다”고 말했다.
은행권에서 네이버로 이직한 개발자 C씨는 “금융권은 문화가 보수적이라 적응이 안될 것이다”며 “지금 네이버에서 아주 만족 중이다”고 밝혔다.
개발자의 연봉은 천차만별이지만, 은행권에서는 기존 직원들에게 부여하던 연봉체계가 잡혀있어 파격적인 대우로 개발자를 모집하기 어렵다고 전해진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권 공채로 개발자 직군에 들어오면 공채 인력과 같은 급여를 받게 된다”며 “계약직으로 뽑는 경우에는 더 많이 받을 수는 있지만 계약직이라 안정성은 보장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신입행원 초봉은 5000만원 대로 알려진다.
반면, 네이버·카카오는 고액연봉을 제시하며 ‘개발자 모시기’에 나섰고 1000만원~2000만원의 연봉인상을 보이며 지난해 전체 평균연봉이 1억원을 넘었다.
■ 관리·감독 업무하는 은행은 싫어 / 성장궤도 달리는 핀테크 업계보다 초기 스타트업 선호해…기초부터 다져야 몸값 오르기 때문
개발자들이 은행을 선호하지 않는 또하나의 이유는 업무성향과도 관련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권은 개발자에게 메리트 있는 직장이 아니다”라며 “개발자들은 자체적으로 개발을 해서 본인의 포트폴리오를 만드는게 중요한데 은행은 관리·감독의 업무가 주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뿐만 아니라 개발자들은 어느정도 시스템을 구축해 성장궤도를 달리는 핀테크 업체도 선호하지 않는다.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 기업인 ‘팀윙크’의 김형석 대표는 “데이터 전문 인력이 많지 않은데 기술자는 적고 수요는 많아 인건비가 높아지니 작은 기업에서는 채용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고 문제제기한 바 있다.
대출 금융서비스를 선보이는 핀테크 기업 ‘핀다’ 관계자도 “개발자 채용이 어렵다”며 “이미 빅테크에서 파격적인 조건으로 모두 데려가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연봉 이외에도 개발자들이 이같은 핀테크 기업에 문을 두드리지 않는 이유가 있다. 이미 시스템을 갖춘 기업에서 일을 하는 것보다 초기 스타트업에서 이른바 ‘개국공신’이 되는 것이 그들의 포트폴리오에 훨씬 유리하기 때문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최근 기자와 만나 “개발자들이 빅테크 이외에 선호하는 직장은 초기 스타트업이다”며 “그들 업계는 기초부터 배워야 몸값이 올라가고 직접 개발을 해서 성과를 이룬 포트폴리오를 높게 사기 때문에 다양한 업무를 할 수 있는 빅테크나,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는 초기 스타트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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