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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쌍두마차' 삼성·SK, 같은 듯 다른 美 투자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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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영 기자
입력 : 2021.05.24 21:07 ㅣ 수정 : 2021.05.26 21:30

삼성은 직접 설비 투자, SK는 R&D 투자에 방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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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오후(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열린 공동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투데이=김보영 기자] 삼성·현대자동차·SK·LG 등 국내 4대 그룹이 지난 21일 열린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대규모 '대미(對美) 투자 보따리'를 풀었다. 총 투자 규모는 394억달러(약 44조원)에 달한다. 

 

이번 대미 투자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따로, 또 같이' 전략이다. '미국 내 반도체 투자'라는 측면에서 보면 같아 보이지만, 구체적인 투자 방식에 있어선 완전히 다른 행보를 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직접 설비 투자에, SK하이닉스는 연구·개발(R&D)에 집중하겠다는 기조다.

 

2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에 17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는 전체 대미 투자 규모의 절반에 육박한다. 

 

삼성전자가 추진하고 있는 신규 파운드리 라인은 5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 극자외선(EUV) 공정이다. 기존 텍사스주 오스틴공장은 1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내년 완공 예정인 경기 평택공장 P3와 함께 미국 내 새로운 설비 증축으로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크게 확대해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대만 TSMC를 따라잡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미국 어디에 신규 파운드리 공장을 지을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세제 혜택과 인프라 등 투자 인센티브를 종합적으로 판단해 최종 후보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측이 "아직 확정된 바 없다. 논의 중이다"며 말을 아끼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현재 기존 파운드리 공장이 있는 오스틴을 비롯해 애리조나주, 뉴욕주 등을 신규 공장 후보지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새로운 '칩 얼라이언스(반도체 동맹)' 시대가 열렸다”며 “양국이 반도체 산업에 있어 협력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삼성전자도 유리한 협상 조건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삼성전자와 달리 대미 전략으로 연구개발(R&D)을 택했다. 실제 SK하이닉스는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을 들여 AI(인공지능), 낸드솔루션 등 신성장 분야 혁신을 위한 대규모 R&D 센터를 설립키로 했다.

 

이같은 행보는 인텔 낸드메모리 사업 인수로 '실탄'이 부족한 영향이란 분석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90억달러(약 10조1500억원)에 인텔 낸드메모리 사업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인텔 낸드메모리 사업 인수 계약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내 팹(Fab·반도체 생산 공장)을 설치하기 위해 또 다른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며 "실리콘밸리 R&D센터와 앞으로 인수하게 될 인텔 낸드 사업부와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봤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도 "SK하이닉스가 실리콘밸리에 설립할 R&D 센터는 인텔 본사가 위치한 산타클라라 인근으로, 사업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목적일 것"이라며 "최근 전통적인 메모리 소자와 설계 기술 외에 기술 확보가 중요해지면서 SK하이닉스는 R&D를 전략적으로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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