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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 줄이고, 분양실적 띄운’ 대우건설, 매각에서 제값받기 위한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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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식 기자
입력 : 2021.05.24 10:27 ㅣ 수정 : 2021.05.24 10:58

중국 건설사·사모펀드 등이 탐을 내지만 넘어야 할 산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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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 사옥 전경 [사진=대우건설]

[뉴스투데이=민경식 기자] 3년전 매각결렬로 둥지에 안착하지 못했던 대우건설이 이번에는 새 주인을 찾을 수 있을까?

 

대우건설(공동대표 김형·장항기)이 연이은 실적개선과 재무구조 상향으로 기업 가치가 상승하면서 매각작업이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대우건설은 올해 공급물량을 지난해보다 6%가량 증가한 3만4000여 가구로 잡는 한편, 비용을 전년대비 30% 절감하는 강수를 뒀다. 또한 부채비율을 220%에서 183%까지 낮추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 이는 매각 전 몸집을 최대한 불리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대우건설 사정에 능통한 한 관계자는 “재무통인 장항기 CFO가 관리대표가 되면서 모든 경비를 줄이는 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고 있다. 광고마케팅비도 지난해 120억원에서 올해 100억원으로 줄이고, 분양실적도 최대한 끌어들이는 등 부채를 줄이고, 실적을 증대해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울타리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의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는 내부 로드맵을 바탕으로 내년 상반기쯤 매각을 본격화할 계획이었으나, 지금이 제값을 받고 팔기에 적기라고 판단해 매각을 서두를 것으로 보여진다.

 

대우건설을 둘러싼 매각설로 흥행이 고조되는 가운데 인수후보들의 움직임이 다시 포착된다.

 

중국 최대 국영 건설사 중국건축공정총공사, 제2의 쌍용-쌍하이차 사태 우려 가능성 커 

 

먼저, 중국 1위 건설사인 중국건축공정총공사(CSCE)가 있다. 지난 2017년 대우건설 인수전 때도 DS네트웍스와 컨소시엄을 맺고 숏리스트(인수 적격후보)에 선정된 바 있는 중국건축공정총공사가 다시 한번 대우건설 인수 의사를 밝혔다. 다만, 가격 등 구체적인 인수 방안은 현재 내놓고 있지 않다.

 

산업은행은 중국건축공정총공사의 인수 계획에 대해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쌍용·상하이차 사태처럼, 대우건설의 플랜트·원전 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상하이차는 2004년 쌍용차를 인수했지만, 정부 예산이 투입된 디젤 하이브리드 기술 유출 논란 끝에 구조조정을 거쳐 2010년 한국시장에서 손을 떼고 철수했다. 이후 쌍용차는 무급휴직, 정리해고 법정관리, 평택공장 유혈사태 등 큰 고초를 겪고 2011년 인도 마힌드라그룹에 인수됐다. 하지만, 마힌드라그룹이 신규 투자계획을 철수하고, 매각 협상 대상자인 HAAH오토모티브도 매각 협상을 진척시키지 않아 쌍용차는 최근 또 다시 법정관리를 받는 상황에 봉착했다.

 

스카이레이크·DS네트웍스 컨소시엄를 통한 매각 가능성

 

국내 대형 사모펀드 중 하나인 스카이레이크도 인수 의향을 밝혔다. 참여정부 정보통신부 장관 출신 진대제가 대표로 이끄는 스카이레이크는 국내 디벨로퍼 시행사인 DS네트웍스(2019년 기준, 매출 1조6000억원 규모)와 컨소시엄을 구성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우건설 시가총액은 현재 2조8000억원에 달하는데, 스카이레이크 측은 인수 금액으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최대 2조원 안팎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스카이레이크가 인수를 마무리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사모펀드 속성상 나중에 매각 차익을 거둬야 하는데 대우건설 내부에선 사모펀드에 팔리는 걸 경계하는 분위기이다.

 

이외로, 국내 PEF 운용사인 한앤컴퍼니와 IMM 프라이빗에쿼티(PE)도 전략적 투자자 등과 컨소시엄 구성을 검토하는 가운데 인수할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대우건설 노조는 이와 관련해 “최근 거론된 스카이레이크와 같은 곳은 사모펀드계에서도 안 좋은 평가를 받고 있고, 한앤컴퍼니도 재매각을 염두해 둔 단순 투자목적으로 참여하는 기업”이라고 지적하며 “빠른 매각을 위해 무리하게 계획을 추진하는 것 아닌가”라고 회의적인 의견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는 속성상 인수하고 난 뒤 기업가치를 올리고 5~10년 안에 다시 되파는 경우가 많다”며 “이 과정에서 구조조정이 숙명적으로 동반되어 노조를 비롯한 구성원의 반대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이어 “고용보장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노조를 비롯한 직원들의 동조가 없어 시끄러울 것이고, 그러면 경영의 문제가 아닌 정치 논리로 갈 수도 있다”며 “대주주의 의향이기도 하지만, 대우건설이 2년 전부터 분양물량을 대거 수주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인수가 된 후에도 물량이 많으니 구조조정을 할 필요가 없는 상황을 만들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2019년 국회 국정감사에서 “2년 정도 지나 시기가 좋아지면 기업가치를 높여 판매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올해가 그 2년 차로 시간이 다가온 만큼, 향후 대우건설의 매각이 어떻게 진행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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