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투데이

검색
https://m.news2day.co.kr/article/20210518500235
뉴투분석

SK하이닉스가 키파운드리를 다시 품으려는 까닭

글자확대 글자축소
김보영 기자
입력 : 2021.05.18 18:22 ㅣ 수정 : 2021.05.18 18:22

2004년 구조조정으로 매각한 후 17년만에 완전 인수 검토 / "8인치 파운드리 사업 확장에 가장 합리적 선택" 판단한 듯

image
SK하이닉스 이천 M16 공장 전경 [사진=SK하이닉스]

 

[뉴스투데이=김보영 기자]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확대가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국내 파운드리 기업 ‘키파운드리’의 완전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키파운드리는 지난해 매그나칩반도체가 파운드리 사업부만 떼어내 매각한 것으로, 당시 매그나칩 파운드리 사업부는 국내 사모펀드가 조성한 펀드(매그너스 PEF)에 인수됐다. 이 펀드엔 새마을금고중앙회와 SK하이닉스가 각각 50%+1주, 49.8%를 출자했다.

 

이번에 SK하이닉스가 완전 인수를 추진하는 이유는 8인치 공정라인 및 파운드리 증설을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키파운드리를 품으면, SK하이닉스의 비메모리 매출 비중은 2%에서 4%대로 올라갈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한가지 드는 의문점은 SK하이닉스가 왜 매각한 업체를 또 다시 인수하려는 것일까란 점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2004년 구조조정 당시 키파운드리를 매각한 바 있다.

 

SK하이닉스가 증설 예고한 8인치 공정 도입된지 오래…신규 설비 증축보다는 인수가 유리

 

이는 파운드리를 늘리기 위해 새로운 팹(반도체 제조 공장)을 증설하기에는 천문학적인 비용은 물론 기업구조로도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12인치 웨이퍼(반도체 실리콘 기판) 파운드리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12인치 웨이퍼로 중앙처리장치(CPU),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등 고부가제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SK하이닉스가 확대하고자 하는 파운드리 부문은 8인치 웨이퍼 분야다.

 

8인치 웨이퍼는 전력 반도체(PMIC), 마이크로컨트롤러(MCU), 디스플레이 구동칩(DDI)을 생산한다. 이 제품들은 상대적으로 12인치 제품들보다 가격이 저렴하다. 8인치 반도체로 수익을 내는 기업들은 감가상각이 끝난 노후장비를 통해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이다. 게다가 8인치 파운드리는 공정 자체가 도입된지 오래됐기 때문에 새로운 장비를 구하기 어렵다.

 

따라서 SK하이닉스 입장에서 8인치 파운드리 사업을 확장하기에 가장 적합한 방법으로는 신규 설비를 투자하기 보다는 기존의 기업을 인수하거나 합병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재 8인치 장비를 현실적으로 사들이기가 어려워 신규투자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생산능력을 2배 이상 늘리려면 기존에 매각했던걸 다시 사들일 수밖에 없다. (SK하이닉스가) 키파운드리를 인수하는 수순을 밟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image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이 1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단지 3라인 건설 현장에 마련된 야외무대에서 열린 'K-반도체 전략 보고에 참석해 '용인 클러스터 중심 메모리 파운드리 투자 확대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키파운드리, SK하이닉스와 전신 같아…통합 유리

 

또한 키파운드리의 시초가 하이닉스였다는 점도 유리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키파운드리는 매그나칩반도체가 파운드리 사업부를 매각해 지난해 9월 출범했다. 매그나칩은 2004년 하이닉스반도체 시절 분리돼 나온 반도체 회사다.

 

게다가 매그나칩반도체는 지난 2019년에 SK하이닉스에 파운드리서비스그룹(FSG, 현 키파운드리)와 청주 지역내 생산 공장 등에 대해 이미 공식적으로 인수를 요청한 바 있다. 따라서 전신 기업이 같은 두 업체는 통합에 유리하고 이미 한차례 인수 관련 얘기가 오갔기 때문에 이번 거래도 기업 간 이해 절충만 원만하게 해결된다면 인수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여기에 지난해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SK하이닉스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유의미한 M&A(인수합병)가 조만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존재한다. 앞서 SK가 하이닉스를 인수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박 부회장은 업계에선 이미 '투자의 귀재'로 정평이 나있는 인물이다.

 

더욱이 지난 13일 ‘K-반도체 전략 보고대회’에서도 “현재보다 파운드리 생산 능력을 2배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며 “국내 설비증설, 인수·합병(M&A) 등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하이닉스가 (키파운드리) 인수와 관련해 확정된 바는 없다고 하지만 상당히 인수 가능성이 높다”며 “더욱이 투자의 귀재인 박정호 부회장이 전면에 나와 파운드리 증설을 예고한 만큼 M&A가 조만간 단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뉴스투데이 & m.news2d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댓글 (0)

- 띄어 쓰기를 포함하여 250자 이내로 써주세요.

- 건전한 토론문화를 위해,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는 욕설/비방/허위/명예훼손/도배 등의 댓글은 표시가 제한됩니다.

0 /250

많이 본 기사

ENG 네이버 블로그 네이버 포스트 인스타그램 유튜브 페이스북 이메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