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ET 따상 실패에 더 주목받는 'IPO 대어' 크래프톤…배그 덕에 날아갈까
[뉴스투데이=이지민 기자] 공모주 대어로 큰 이목을 끈 SK아이테크놀로지(SKIET)가 따상(신규 상장 종목이 첫 거래일에 공모가 대비 두 배로 시초가가 형성된 뒤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마감하는 것을 뜻하는 주식 신조어)에 실패했다. 이에 SKIET의 뒤를 이어 올해 최고 IPO(기업공개) 기대주로 꼽히는 크래프톤(대표 김창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80조원에 달하는 역대 최대 청약 증거금을 모으며 지난 11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SKIET의 주가는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중이다. 12일 현재 SKIET는 시초가 21만원보다 30% 넘게 하락하며 14만7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0월 미래에셋대우를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며 IPO 준비에 들어간 크래프톤이 장외시장에서는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SKIET의 따상 실패를 뒤로하고 크래프톤이 성공적인 장내시장 데뷔전을 치를 지에 대한 관심 때문이다.
현재 크래프톤의 장외 시가총액은 20조원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6월초쯤 크래프톤이 IPO 예비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크래프톤의 장외시장가도 지난해 40만원대로 시작해 현재 300만원을 돌파했다. 크래프톤의 캐시카우인 모바일 게임 배틀그라운드(배그)가 세계적으로 흥행한 덕분이이다. 그러면서 크래프톤은 올해 IPO 최대어로 떠올랐다.
전문가들은 크래프톤의 IPO 후 기업 가치가 30조원까지 갈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공모를 앞둔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장외시장에서 고평가되는 것은 문제"라고 짚었다. 장외시장 가격이 터무니없게 높게 형성되면서 IPO 이후 주가가 급락할 수 있어서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공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정 기업가치"라며 "지금과 같은 분위기에 휩싸이면 무조건 따상이 가능하다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저지르기 쉽다"고 지적했다.
기업가치 고평가 문제와 더불어 크래프톤은 '원게임 리스크'도 안고 있다. 배그 이후 별다른 흥행작을 배출하지 못했다는 점이 큰 약점이라는 얘기다. 실제 지난해 선보인 '테라'와 '엘리온'이 흥행을 거두지 못하면서 현재도 크래프톤의 매출 대부분은 배그에서 나온다.
이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크래프톤은 부단히 노력 중이다. 지난해 12월에는 '더 게임 어워드(TGA)' 행사에서 ‘썬더 티어원(TTO)’과 ‘칼리스토 프로토콜’ 등 신작 2개를 공개하기도 했다.
IPO를 앞두고 사업 다각화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크래프톤은 지난 3월 자회사 '비트윈어스'를 설립하고 쏘카의 자회사 VCNC의 커플 메신저 '비트윈' 서비스 사업 부문을 인수했다.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몸값을 올리려는 의도로 파악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업 다각화를 꾀함과 동시에 출시할 신작에서 큰 성공을 거두는 것만이 크래프톤이 유가증권시장에 안전하게 자리 잡는 지름길이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