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백신휴가' 권고에 기업들 고민...네이버는 도입하고 삼성전자는 검토 중
LG그룹·SK그룹 주요 계열사들 '백신휴가' 검토/중소기업은 꿈도 못 꿔
[뉴스투데이=염보연 기자] 정부가 코로나19 백신접종을 본격화하면서 '백신 휴가'를 권고함에 따라 민간기업들이 고민에 빠졌다. 대기업들은 본격적인 검토에 들어갔고,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기업들은 꿈도 꾸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고령층과 사회복지시설 직원 등 일반인에 대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확대하면서 이상 반응 접종자를 위한 ‘백신 휴가제’를 도입했다.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이 나타난 접종자는 의사 소견서 없이 접종 후 최대 이틀간 병가나 유급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민간부문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따라달라고 권고했다.
경찰이나 군인 등 백신 접종 우선 대상이 되는 특정 직군이 아닌 일반 회사원들은 올해 하반기부터 백신접종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공공부문이 아닌 기업 등 민간단체는 의무가 아닌 권고사항이기 때문에 얼마나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삼성전자 내 최대규모 노조인 한국노총 소속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11일 백신 접종자에게 유급휴가 3일을 주는 ‘백신 접종 휴가 기준’을 수립해달라고 회사에 공문을 보냈다.
노조는 “우리 회사 직원들의 접종도 조만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백신 휴가 기준을 수립해달라”며 “백신을 맞은 삼성전자 직원 전원에게 접종 당일과 이후 이틀(근무일 기준)까지 총 3일의 유급휴가를 부여해달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백신 휴가를 부여할 때 이상 반응에 대한 의료진 소견서 등 증빙서류 제출도 직원에게 요구하지 말 것을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노조의 백신 휴가 도입 요구에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밖에도 LG전자, LG화학 등 LG그룹 주요 계열사와 SK이노베이션, SK하이닉스 등 SK그룹 계열사, 현대자동차 등이 정부 권고에 따라 현재 백신 휴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네이버와 NHN은 한 발 앞서 백신 휴가 도입을 공식화했다.
네이버는 전 계열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상 반응 여부와 관계없이 코로나19 백신 접종 다음 날 하루 유급휴가를 부여하기로 했다. 회사는 개인 연차가 소진되지 않는 공가로 백신 휴가를 부여할 계획이다.
NHN도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게 접종 당일과 다음날 총 이틀간의 휴가를 부여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백신 휴가비’ 지원 방안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국회 등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는 지난달 27일 법안소위에서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에게 유급휴가를 줄 수 있도록 하고,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가 필요한 경우 사업주에 유급휴가 비용을 지원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감염병예방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정부의 휴가비 지원 가능성을 열어 자영업자나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등 ‘휴가 취약계층’의 접종을 장려하기 위한 법안으로, 휴가 비용이나 지급 범위 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와 질병관리청은 “예산 추계가 어렵다”며, “휴가비용 규정 자체를 법에 못박는 것은 과한 입법이 아니냐”는 입장을 복지위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법안은 다음 전체회의에서 다시 한번 논의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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